집행률 꼴찌, 기관장 평가 하락, 임원이나 위원회에 여성 '0명'

제주테크노파크 본부동(제주벤처마루).
▲ 제주테크노파크 본부동(제주벤처마루).

제주테크노파크(원장 문용석)가 제주도 내 공기업들 중에서도 집행률이 가장 낮아 방만하게 경영되고 있는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강연호)가 17일 행정사무감사를 벌인 자리에서 강성의 의원(더불어민주당, 화북동)이 제주테크노파크를 대상으로 집중적인 지적을 가했다.

강성의 의원과 문용석 원장 간의 질의응답에 의하면, 제주테크노파크는 올해 1292억 원의 예산이 편성돼 있으나 8월 말까지 겨우 336억 원 정도만 집행한 상태다. 하반기에 접어들었지만 집행률이 26%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지적에 문용석 원장은 제주테크노파크에서 RISE 사업도 맡고 있어 집행률이 낮을 수 밖에 없다고 항변하자, 강성의 의원은 "그걸 빼고 보더라도 집행률이 38% 정도밖에 안 된다"고 적시한 뒤 "제주테크노파크가 모든 기관들 중에서 예산 집행률이 가장 낮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 원장은 "현재론 지적한 게 맞으나, 연말에 많은 예산들이 집중적으로 집행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제주테크노파크에 대한 경영평가 결과를 꺼내들었다. 기관평가는 A로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기관장 평가는 다른 기관들보다 하락 정도가 크다. 이를 언급하면서 강 의원이 "좀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제언하자 문 원장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 강성의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화북동). ©Newsjeju
▲ 강성의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화북동). ©Newsjeju

이어 강 의원은 제주테크노파크의 정원 문제를 들췄다. 제주테크노파크의 정규직 정원은 145명이다. 현재는 125명 정도만 있으나 전체 직원은 200여 명이 넘는다. 80여 명이 넘는 인력이 '비정규직' 계약직이라는 얘기다.

이를 두고 강 의원은 "계약직이 너무 많아서 사업들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던졌다. 문 원장은 "국가사업이나 지방자치단체 프로젝트 사업들이 워낙 많다보니 변동성이 높아 계약직이 많은 구조를 안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문 원장은 점차적으로 계약직을 줄여 정규직 정원을 채워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제주테크노파크에선 10명의 정규직을 채용 중이다.

이와 함께 강 의원은 제주테크노파크 내의 임원과 각종 위원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성별을 분석한 결과, 여성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점을 질타했다. 

제주에너지공사의 여성 임원 비율은 12%며 경제통상진흥원은 8.3%, 신용보증재단도 10% 정도밖에 안 된다. 제주테크노파크의 부서장은 15명 정도며 모두 남자다. 위원회는 인사위원회와 운영위원회가 있으며, 여기에도 여성이 '0명'이다.

강 의원은 "제주도 내 다른 공기업들도 여성들의 참여가 낮은 편인데 제주테크노파크는 성인지감수성이 매우 떨어진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며 "공공기관으로서 이래도 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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