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운동연합, 2023 제주줍깅 캠페인 최종 조사결과 발표

"관광지 주변 생활계 쓰레기 증가 우려, 일회용품 규제책 시급"
"어업 관련 쓰레기 문제도 여전, 강력한 대책 수립하고 집행해야"
"해양쓰레기 등 해양환경 개선에 적극 대응할 전담부서 설치" 등 주문

▲ 제주환경운동연합이 '2023 제주줍깅' 캠페인을 벌인 결과를 발표했다. ©Newsjeju
▲ 제주환경운동연합이 '2023 제주줍깅' 캠페인을 벌인 결과를 발표했다. ©Newsjeju

제주 관광지와 해안변에 여전히 너무 많은 쓰레기들이 방치되고 있다. 해마다 행정에선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치우고 있지만 쓰레기 발생량이 해가 갈수록 쌓이고 쌓여 인력으론 감당할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이에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 4월 29일부터 9월 23일까지 '2023 제주줍깅' 캠페인을 벌여 제주 해안변의 쓰레기 실태를 살펴보고 대안책을 마련해보는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는 총 6회에 걸쳐 진행됐으며, 시민 190명이 참여해 총 9654개 528.4kg의 해양쓰레기를 수거했다. 이들이 해양쓰레기를 수거한 곳은 구좌읍 하도리 해안사구, 내도동 알작지, 한경면 고산리 해변, 안덕면 사계 해안사구, 성산읍 신산리 해변, 하효동 쇠소깍 해변 등이다.

이 여섯 곳에서 성상조사를 진행한 결과, 가장 많이 발견된 해안쓰레기는 3155개가 발견된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파편이었다. 매해 진행되는 제주줍깅 캠페인 조사결과와 같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다음으로 많이 발견된 쓰레기는 페트병 및 병뚜껑으로 무려 1193개가 발견됐다. 이들 쓰레기가 많은 이유는 육상과 해상(배)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버려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많이 발견되는 비닐봉지 및 과자·라면 봉지(493개, 5위) 역시 마찬가지다. 

이를 두고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주로 해변 관광지에서의 투기행위와 선박에서의 투기행위로 발생하는 만큼 관광지에 대한 쓰레기 투기 계도 및 단속 강화와 더불어 어업활동에서의 해양쓰레기 투기 근절을 위한 보다 강화된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근 일회용품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크게 후퇴하는 상황에 이와 관련한 투기행위도 근절되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생활계 쓰레기로 분류되는 빨대와 젖는 막대(320개, 7위)가 많이 발견된 점도 눈여겨 볼 지점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대부분 일회용품을 취급하는 음료 전문점에서 테이크아웃 용기를 통해 배출되는 경우가 많아, 환경운동연합은 이를 예방하려면 결국 일회용품에 대한 보다 강력한 규제를 시행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허나 최근 현 정부에선 일회용품 규제정책을 각 지방자치단체의 자율화에 맡기겠다는 후퇴정책으로 일관하고 있기에 오히려 제주자치도가 더 강력한 규제방안을 내놓고 제주특별법 등을 개정해 실효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어업쓰레기로 분류되는 밧줄 및 끈류 역시 여전히 많이 발견되는 쓰레기로 확인됐다. 총 655개(4위)가 발견됐고, 이와 더불어 플라스틱 및 스티로폼 부표도 374개(6위)가 발견되면서 어업쓰레기에 의한 영향이 적잖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를 두고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어업쓰레기는 폐어구류가 다수기 때문에 해양 동물에게 다양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적시한 뒤 "이중 밧줄이나 끈류는 해양 동물에게 휘감기거나 얽히는 피해를 줘 직접 피해를 가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한 쓰레기로 분류된다"고 지적했다.

결국 어업쓰레기 투기 근절 대책으로는 꾸준히 요구되어 온 어업종사자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과 홍보 등의 기초적인 대책과 더불어 애초에 어선 쓰레기가 바다에 버려지지 않도록 어구실명제, 어구·부표보증금제를 잘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또한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수중에서 자연 분해되는 생분해성어구의 사용을 강화하기 위한 의무사용 제도의 도입을 제안했고, 페트병·캔류 등의 수거 보상 확대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무엇보다 어선에서의 불법어업을 포함한 어업쓰레기의 불법투기를 감시하고 예방할 수 있는 연근해 어선에 대한 전자모니터링(EM)의 전면적인 시행도 본격적인 논의가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제주환경운동연합은 "그나마 개선된 건, 담배꽁초(714개, 3위)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라며 "이는 해수욕장에 대한 연중 금연구역 지정의 효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그럼에도 여전히 조사 상위 품목에 있다는 건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도 제주도 전 해안에서 원천적으로 흡연을 할 수 없도록 규제를 강화하는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됐던 건, 코로나19 이후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해양투기 행위도 다시 빈번해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에 더해 어업쓰레기 문제도 여전해 이에 대한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이기에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보다 더 강력한 행정력 투입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면서 "허나 현재 제주자치도청엔 해양환경부서가 없다보니 이를 전문적으로 관리할 행정력이 모이지 않고 있어 매번 단순하게 반복되는 쓰레기 치우기만으론 공염불일 뿐"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우선 해양환경부서의 신설은 불가피하다"면서 "더는 미룰 것이 아니라 이제는 결과로써 보여줄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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