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시청 상하수도과 고 윤 태. ©Newsjeju
▲ 서귀포시청 상하수도과 고 윤 태. ©Newsjeju

서귀포시청 상하수도과 고 윤 태

 
 공무원으로서 떼놓을 수 없는 것은 민원 현장 또는 전화이다. 현재 수도시설 관련 업무를 하는 나는 하루의 수십 통의 전화가 오며, 십여 개의 현장을 다닌다. 여러 사람과 대화하며 느낀 것은 다양한 생각, 다양한 관점, 다양한 이해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한때, 아니 지금도 세계를 풍미한 도서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를 읽은 적이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공리주의, 자유주의 등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하는 이 도서를 읽다 보면, 행복과 정의는 수치화할 수 없다는 것과 저울질할 수 없지만, 그중 최선은 무엇인지 스스로 계속 되뇌며 생각하게 된다.
 민원을 처리하다 보면 같은 딜레마에 빠진다. 모든 민원은 궁극적으로 본인(민원인)의 행복 추구로 발생하며, 이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시에 반사이익 또는 그 반대의 상황이 생길 수 있고, 나(공무원)는 결코 그것에 대해 저울질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처한 상황에서 위 도서(또는 딜레마)와 다른 부분은 나에겐 이미 관련 업무에 대해 주어진 법과 절차가 있다는 것이다(위 도서는 다양한 관점을 제시할 뿐 결론 또는 해결책은 없다). 
 우선 민원 → 공감 → (괄호) → 해결의 단계가 있다고 보자. 민원인이 가진 불만을 다양한 관점을 대입시켜 보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그리고 해결을 위한 법령 또는 절차를 찾는다면 결론이 나올 것이다. 이제 (괄호)에서 공무원이 대입할 수 있는 것은 ‘친절’이다.
 민원에 대한 공감이 된다면 친절은 필수불가결하게 동반된다고 생각한다. 동반되지 않더라도 공감을 토대로 한 친절한 태도는 자연스러울 것이다.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다양한 시각은 있지만, 결론은 없다. 하지만 공무원은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고, 법이라는 결론 있다. 법이란 결론을 근거로, 공감하는 노력과 친절한 자세를 갖는다면 누구나 어느샌가 훌륭한 공무원 중 한 명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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