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시 여성가족과장 강 현 수. ©Newsjeju
▲ 서귀포시 여성가족과장 강 현 수. ©Newsjeju

서귀포시 여성가족과장 강 현 수 

 서귀포시에서는 1988년부터 2023년 현재까지 코로나로 인해 잠깐 중단된 2년을 제외하고 매년 경제적인 사정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동거 부부들에게 특별히 아름다운 날, 결혼기념일을 선물해 왔다. 서귀포시가 주최하고, 서귀포시여성단체협의회가 주관한다.   

 지금까지 총 263쌍이 시민들의 축하와 응원 속에 결혼식을 올렸고, 그 아름다운 순간을 자녀와 양가 부모님, 친척 등도 함께 했다. 특히 올해 진행된 결혼식은 업무를 담당한 내게 좀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장애인 부부를 위해 결혼식장에 이동식 경사로를 마련하고, 신랑·신부 입장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사전연습도 진행하는 등 어느 해보다 더 꼼꼼하게 현장을 살폈다. 결혼식 당일, 서귀포합창단의 성스러운 합창곡에 맞춰 천천히 휠체어 바퀴가 굴러갔고 부케를 잡은 신부의 손이 좀 떨리는 듯했지만 아주 성공적으로 결혼식이 끝났다. 

 서호어린이집 원아들의 식전 공연을 시작으로 세 쌍의 부부가 백년가약을 맺은 뒤 하객을 향해 감사 인사를 드리던 바로 그때 갑자기 심장이 찌르르 울리면서 가슴이 뭉클해졌다. 하객들의 눈시울도 붉게 물들었다. 살다가 힘든 날이 찾아오면 그날을 생각하면서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

 내가 결혼하던 시대만 해도 ‘결혼 = 필수’라는 분위기였는데 요즘 MZ세대(밀레니얼 + Z세대 : 1980~1995년생)는 결혼을 안 하고 혼자 살거나 되도록 늦게 결혼하려는 분위기인 것 같다. 결혼할 시기는 스스로 정하는 거라면서 연애도 귀찮아한다는 기사를 접했을 때 좀 놀랐다. 출산율은 점점 더 하락하는데….

 시대가 변해도 사랑의 결혼식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청춘들의 연애 세포를 깨우는 실질적인 정책들도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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