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자치도, 27일 직원안내시스템 디지털화 완료했다며 초상권 저촉 샘플 무단 도용
언론 보도되자 황급히 블러 처리한 뒤 교체

▲ 제주도청이 직원안내도를 모두 디지털화 했다며 일반인들의 사진을 무단으로 도용해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가 논란이 일자, 블러처리한 뒤 재배포했다. ©Newsjeju
▲ 제주도청이 직원안내도를 모두 디지털화 했다며 일반인들의 사진을 무단으로 도용해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가 논란이 일자, 블러처리한 뒤 재배포했다. ©Newsjeju

제주특별자치도가 초상권을 침해하는 사진을 '보도자료'로 배포한 뒤, 뒤늦게야 이게 문제가 됐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첨부했던 사진을 급히 수정하는 촌극을 빚었다.

제주자치도는 27일 청사 내 직원안내시스템을 모두 디지털화 작업을 완료했다며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는 종전 각 부서 출입구에 비치돼 있던 직원 안내도를 모니터로 교체한 작업이다.

종전엔 손으로 만들어 게시했던 부서현황판을, 모니터로 게시해 디지털화 한 것이다. 기존 보드 형식의 직원 배치도를 변경한 디지털 직원 배치도는 해당 부서 직원들의 명단과 복무정보를 텔레비전(TV) 화면에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디지털 직원 배치도와 인사랑 복무정보가 연계돼 출장 등 직원 복무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미 제주시나 서귀포시 등의 행정시에선 지난해부터 디지털화를 완료했으며, 제주도청이 뒤늦게 모두 모니터로 교체한 것이다.

허나 문제는 보도자료 내용에 있었다. 각 부서에 설치된 직원안내도 모니터엔 그 부서에서 근무하는 실제 직원들의 사진과 직위 및 연락처 등이 기재됐으나, 보도자료엔 일반인들의 사진을 무단으로 도용한 뒤 직원안내도인 것처럼 꾸몄다.

기존에 썼던 보드현황판 사진과 이번에 교체한 디지털안내판을 서로 비교한 사진을 첨부했는데, 정작 기존 직원현황판에 게시된 실제 공직자들의 사진은 모두 블러(모자이크) 처리한 반면, 디지털화 했다는 새로운 직원배치도는 블러처리가 없었다.

당초 배포된 보도자료 내 직원배치도에선 환경정책과 내 모든 직원들이 선남선녀 '얼짱'들만 모아놓은 듯한 사진들이어서 의아심을 자아냈다. 특히 이름을 모두 '홍길동'으로 통일시키면서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듯 했으나, 얼굴은 모두 드러냈다.

이에 해당 사진을 구글링해 보니 아니나다를까 대부분 인터넷에서 떠도는 사진들이었다. 

특정 사진관에서 모델로 기용한 듯한 인물도 있었고, 명함판이나 이력서로 첨부한 사진들도 검색됐다. 예시로 자료에 첨부한다면서 쓴 사진들이 엄연히 초상권이 존재할법한 일반인들의 얼굴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 없이 그냥 갖다 쓴 제주자치도는 언론에서 이 문제를 제기해서야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선 사진을 모두 블러처리한 뒤 다시 자료를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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