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자치도, 최근 GPR 조사에서 땅 속에 묻힌 유물 징후 포착
내년 1월께 발굴조사 추진해 누구의 묘인지 밝힐 예정

▲ 서귀포시 하원동에 위치해 있는 '탐라왕자묘' 3기. 사진 아래 왼쪽부터 1호분, 2호분, 3호분묘. '왕자묘'라고 불리곤 있으나 아직도 누구의 묘인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Newsjeju
▲ 서귀포시 하원동에 위치해 있는 '탐라왕자묘' 3기. 사진 아래 왼쪽부터 1호분, 2호분, 3호분묘. '왕자묘'라고 불리곤 있으나 아직도 누구의 묘인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사진=문화재청. ©Newsjeju

지난 2000년 6월 21일에 시도기념물로 지정된 '하원동 탐라왕자묘(河源洞 耽羅王子墓)'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조사가 이뤄진다.

탐라왕자묘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하원동 21번지에 위치해 있는 3기의 분묘다. 고려시대 말에서 조선시대 초기(13~15세기)에 축조된 것으로, '탐라왕자'라고 표기는 돼 있지만 아직 정확히 누구의 묘인지는 밝혀진 바 없다.

제주에서 발견된 분묘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914년에 최초 발굴됐었으나 이미 도굴된 상태여서 훼손 정도가 심했다. 1호분 왼쪽 편에 문인석이 세워져 있는데 머리가 잘려져 있다. 이후 1990년대 말에 발굴조사가 이뤄졌고, 2000년에 기념물로 지정되면서 2001년에 복원됐다.

이곳에 대한 기록은 이원조 제주목사가 펴낸 '탐라지초본'과 '대정군읍지'와 김약익의 '심재집'과 같은 문헌기록과 구전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를 통해 '왕자'의 무덤으로 추정되고 있다.

내부 구조는 잘 다듬어진 석재로 4~8단의 판돌과 깬돌로 축조된 네모형의 돌덧널무덤(석곽묘)이다. 자기편과 소옥·지석좌대·석재향료·문인석 등이 고려 후기에서 조선 전기에 축조되었음을 가르쳐 준다.

학계에선 하원동 탐라왕자 무덤이 당시 고위층의 무덤으로 추정하고, 제주도 무덤 변천과정 연구에 높은 학술적·역사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곳으로 판단하고는 있으나 아직까지도 정확히 밝혀진 게 없다.

이에 제주자치도 세계유산본부가 지난 10월에 이곳 주변에 대한 GPR(지중투과레이더) 조사를 벌여 7곳 지점의 땅 속에  무언가 묻혀 있음을 확인했다. GPR 조사는 1000MHz 주파수 범위의 전파를 사용해 지상에 묻혀있는 구조 및 기능을 매핑하는 기술이다.

조사 결과, 미발견 묘 및 돌무더기로 추정되는 1곳과 장방형 석재로 추정되는 2곳, 석물로 추정되는 4곳이 발견됐다. 

제주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고려시대의 묘로 추정하고는 있으나 중간에 도굴된 곳도 있다"며 "문화재로 지정돼 있지만 아직도 누구의 묘인지 밝혀지지 않아사 최근 GPR 탐사조사를 벌여 징후를 포착했고, 발굴조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주자치도는 내년 1월께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위해 올해 2차 추경안에 관련 예산(2000만 원)을 반영시켜 뒀다. 세계유산본부는 이상 신호가 발견된 7개 지점을 중심으로 내년 1월부터 6월까지 시굴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 탐라왕자묘 1호분 왼쪽에 세워져 있는 문인석. 머리가 잘려나가 있다. 우측은 지난 10월에 진행됐던 GPR 탐사 결과. 사진=문화재청 및 제주특별자치도. ©Newsjeju
▲ 탐라왕자묘 1호분 왼쪽에 세워져 있는 문인석. 머리가 잘려나가 있다. 우측은 지난 10월에 진행됐던 GPR 탐사 결과. 사진=문화재청 및 제주특별자치도. ©News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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