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역 제주 3인 국회의원들, 국비 추가 확보했다며 연달아 홍보
"집행부와 도의원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들 다 묻혀... 웃음만 나와" 한탄

▲ 김경학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Newsjeju
▲ 김경학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Newsjeju

김경학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27일 같은 더불어민주당 제주 출신 현역 국회의원 3인에게 날 선 쓴소리를 뱉었다.

김경학 의장은 이날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출입 기자단과의 신년대담 자리에서 말미에 "한 마디 하고 싶은 게 있다"면서 문제의 발언을 꺼냈다.

김 의장은 "국비 예산 확보는 집행부 공무원과 의원들이 엄청난 발품을 팔고 노력한 결과물들"이라며 "최근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의회와 집행부가 같이 힘을 모아 '공동국비확보단'을 구성해 나름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장은 "당초 목표했던 것에 비해 미진하지만 200억 원 이상의 국비를 추가로 확보했는데, 이런 노력들은 제대로 비춰지지 않고 이를 전부 국회의원들이 다 했다고 홍보하고 있으니 납득하기가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실제 제주도정은 막판 중앙정부와의 절충 끝에 213억 원의 국비를 추가로 확보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국회의원들도 자신들의 노력으로 각 지역구 사업들의 추가 국비를 확보했다고 홍보하면서다.

제주시 갑 송재호 국회의원은 176억 원, 제주시 을 김한규 국회의원은 46억 원, 서귀포시 위성곤 국회의원은 764억 원의 국비를 확보했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를 두고 김 의장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직자들과 의원들의 노력이 묻히고 말았다고 비판한 것이다.

특히 김 의장은 장애인 거주시설과 관련해 자신이 직접 김민석 정책의장 등을 만나 국비를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을 밝히면서 더 강하게 어필했다.

김 의장은 "당초 장애인 거주지설 확충사업비는 정부 예산안에도 없었고, 제주도정이 요청한 목록에도 없었던 예산"이라며 "현재 제주도 내 장애인 거주시설이 너무 부족해 입소 대기자들이 갈 곳을 잃은 상황을 개선코자 국회에 건의해 신규로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의장은 "집행부와 함께 꾸린 공동국비확보단이 지난 11월 20일에 서삼석 예결위원장과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 등을 만난데 이어 23일엔 송언석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이원택 민주당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 위원 등을 잇따라 만나 이뤄낸 성과"라고 전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제주도정은 최근 성심원 사랑의 집 폐쇄 사태로 빚어진 장애인 거주시설 확충사업에 17억 5000만 원의 국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김 의장은 "당시 정책의장이 개인적으로 자기한테 자료를 보내주면 챙기겠다고 해서 예결위로 넘어갔던 것인데, (국회의원들은)그냥 단순히 자신들이 국회에 있었고, 일을 하고 있었으니 다 자기가 한 거라고 하니 웃음이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예산 확보는 편성 단계부터 관련 부서 7급, 6급 사무관들을 설득하면서 단돈 10원이라도 지역주민들을 위해 만들려고 노력하는건데 중앙에서 하시는 분들은 그렇게 하는 게 보이지 않는다"며 "어쨌든 다들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일텐데 좀 더 생산적으로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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