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신년대담, 김경학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 김경학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Newsjeju
▲ 김경학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Newsjeju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제1의 덕목인 제주특별자치도의회를 맡고 있는 김경학 의장 역시, 올해 최우선 화두로 '제주 제2공항 갈등' 문제를 꼽았다.

푸른 용의 해 갑진년(甲辰年) 2024년 새해를 앞두고 지난해 말, 김경학 의장은 제주도의회 출입 기자단들과 신년대담 자리를 마련해 그간 있어왔던 일들과 최근의 현안, 앞으로 있을 일들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제주도청 출입 인터넷언론사 기자단과의 신년대담에서 "갈등 해소에 지름길은 없다"며 제주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 해법에 '도민 이익 우선, 투명한 정보 공개'를 강조했던 것처럼, 김경학 의장 역시 "충분한 설명으로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 한,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며 "진정성 있는 자세로 갈등 봉합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경학 의장은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은 입지 예정지가 발표된 후 8년 동안 제주 최대의 현안으로 꼽혀왔다"며 "조만간 기본계획이 고시되면 실시계획 수립 절차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와 재해영향평가 등의 행정절차를 이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장은 "환경영향평가 검증 권한이 제주도정에게 있고, 이에 대한 동의 권한이 의회에 있기에 검증과정에서 도민사회가 제기하는 의혹을 해소할 수 있도록 검증방법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일련의 절차와는 별개로 도민 갈등을 봉합하는 것이 제주도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충분한 설명과 설득으로 도민 모두가 소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의장은 국토부에서도 제2공항으로 인한 갈등관리를 총괄할 전담조직을 꾸릴 예정인 사실을 전하면서 "도민사회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지혜를 모아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의회에서도 역량을 모으겠다"고 전했다.

▲ 김경학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Newsjeju
▲ 김경학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Newsjeju

이와 함께 김 의장은 2024년 새해 의정활동의 가장 큰 주안점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꼽았다.

김 의장은 우선 1차산업의 인력난 확보가 최대 과제라고 진단했다. 김 의장은 "젊은 층이 유입되지 않으면서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됐고, 기후변화 등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 속도가 둔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의장은 의회에선 '공공형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 도입이 빠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를 감귤 뿐 아니라 다른 작물로 확대하고, 교류 지역의 다변화 및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 모색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김 의장은 관광산업에서도 코로나19 이후의 회복 속도가 더디다고 봤다. 김 의장은 "국내선 항공좌석이 축소되면서 국내 관광객이 전년도보다 줄었다"며 "그간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의존해 온 해외관광산업 구조를 새로운 융복합 관광산업으로 개별화 및 다변화 시도를 해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의장은 제주지역 중소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물류비 부담을 완화시키고, 청년층의 제주 유입을 위한 일자리 확대, 건설 및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도 방안을 마련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를 위해 김 의장은 "이러한 전환의 시대를 맞아 의회에서도 미래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개선 등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김 의장은 "12대 의회 슬로건을 정할 때 '기회'와 '복지'를 키워드로 삼았었는데, 장애인 복지 쪽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었다"며 "보육과 교육환경, 일자리와 주거 등을 개선했찌만 여전히 특수교육 전문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제주대학교에 특수교육과 설치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공공형 장애인 일자리 확대를 위해서도 힘쓰겠다"고 공언했다.

▲ 김경학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지난해 말 의회 출입 기자단과 신년대담을 나누고 있다. ©Newsjeju
▲ 김경학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지난해 말 의회 출입 기자단과 신년대담을 나누고 있다. ©Newsjeju

질문... 최고의 성과와 아쉬웠던 일을 꼽는다면
답변... 제주도정과 3차례 상설정책협의회를 개최해 규제혁신 공동 T/F를 구성해 과제를 발굴했다. 우선 대학생을 위한 '천원의 아침밥'을 제한해 성과를 거뒀고, 지방분권 협력을 모색하는 의정박람회를 처음 개최한 것도 의미있는 성과였다. 또한 공공형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제도적 뒷받침 속에 도입된 것도 의미가 크다.
다만, 일부에서 4.3 폄훼와 왜곡 시도가 이뤄진 점과 정부가 1회용품 사용을 자율적 참여로 전환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질문... 매년 의원들의 해외연수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 개선방안은?
답변... 출장 계획 단계부터 민간으로 구성된 의원공무국회출장심사위원회가 세부 기준에 의해 철저한 심의를 거치고 있다. 출장을 다녀 온 이후엔 결과보고서를 작성하고, 정책보고서를 통해 정책사례 발굴 등을 정리해 알리고 있다. 앞으론 단순 시찰이나 견학 등은 배제하고 정책발굴로 이어질 수 있도록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

질문... 행정체제개편, 의회의 역할은
답변...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우선 국회에 상정된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처리돼야 하고, 기초자치단체를 설치하게 될 경우 광역사무와 기초사무 배분도 이뤄져야 하며, 재정·인사·조직 등 모든 부분에서 재설계가 필요하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건, 도민 수용성이다. 숨 가쁘게 도출된 권고안이 과연 도민들의 의견이 모아진 결과인지에 대한 건 여전히 의문이다.

질문...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행정시 예산을 너무 과도하게 조정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답변... 당연한 결과다. 재정이 어렵다보니 도정이 추구하는 주요 정책 목표들에 따른 예산을 우선 편성하는 건 이해된다. 허나 풀뿌리 예산이라 할 읍면동 예산과 주민들에게 직접 지원되는 1차산업이나 복지 관련 예산은 편성과정에서 소홀해지기 마련이라 으회에선 이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조정하기 때문이다.

질문... 12대 의회 초기부터 빚어진 의원의 일탈, 사후처리 적정했다고 보나
답변... 우선 그 일에 대해선 먼저 도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 다시 드린다. 징계와 관련해선 나름의 징벌조항을 만드는 건 상위법과의 문제가 있어 선언적 의미일 뿐 전혀 효과가 없다. 선출직 의원들은 자신의 소명에 따라 책임감을 스스로 노력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교육 등으로 강화할 순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징벌 조항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다시는 이런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를 다하겠다.

질문... 의회 본연의 목적인 집행부에 대한 견제, 미흡하다는 평가에 대해선
답변... 같은 정당 소속의 지사와 다수당 의원들이다보니 정치적 목적이 일치하는 게 있을 수 있다. 그러다보면 당연히 우호적일 수밖에 없다. 의원은 각 개별기관이나 마찬가지여서 의장이 의원들에게 뭐라고 할 순 없다. 다만, 인내하고 유도하는 게 제 역할이라 쓴소리를 마다않고 있다.

끝으로 김경학 의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속에서도 끊임없이 앞으로 나갈 수 있었던 건, 서로를 의지했던 공동체 정신 덕분"이라며 "용의 모양으로 구불구불 이어진 제주밭담은 거센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느다. 각기 다른 모양의 돌이 얼기설기 쌓여 서로를 지탱해 바람이 지나갈 틈을 내어주는 여유가 제주를 더욱 강하게 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새해에도 밭담의 틈이 강인하게 만드는 것처럼 배려와 존중으로 제주공동체를 끈끈하게 만들 원동력이 되게 하겠다"고 갈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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