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ARF 참석 고위 당국자 발언 논란
ㆍ“이런 정신상태로는 나라 유지 못해”


정부 고위당국자가 평화를 강조하며 대북 정책의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들에 대해 “그렇게 좋으면 김정일 밑에 가서 어버이 수령하고 살아야지”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정부 고위당국자는 지난 24일 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대응해 북한이 추가 도발하면 어떡하느냐’는 물음에 답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당국자는 “계속 북한한테 당하고도 제발 봐주쇼, 북한한테 이렇게 해야 하느냐”라며 “(6·2 지방선거 때) 젊은 애들이 전쟁과 평화를 얘기하면서 한나라당 찍으면 전쟁이고 민주당 찍으면 평화라고 해 거기에 다 넘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정신 상태로는 나라 유지하지 못하고, 그렇게 좋으면 김정일 밑에 가서 어버이 수령하고 살아야지. 나라로서의 체신이 있고 위신이 있고 격이 있어야지”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왜 민주주의 좋은 것은 다 누리면서 북한을 옹호하고 그러느냐”면서 “진보적인 젊은 애들이 군부 독재와 싸워서 민주주의 (성취)하고, 독재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은 찬양하면서 북한 독재에 대해서는 왜 한마디도 안하는지 모르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이어서 “6·25 때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미군은 이름도 모르는 나라에서 3만7000명이나 맞고 죽었다”면서 “자유민주주의가 중요하다고 하면 그걸 지키는 희생도 해야 하는데 요새 젊은이들은 (자유민주주의의) 좋은 것만 향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정부 당국자의 입에서 나온 말 치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거칠다”면서 “현 정부의 대북 적대 정책이 어디까지 치달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지방선거 직전인 지난 5월30일 제주도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우리는 전쟁을 두려워하지도 않지만 전쟁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등 야권은 ‘전쟁 대 평화’를 6·2 지방선거의 주요 의제로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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