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사고를 조사하고 돌아간 러시아 조사단이 침몰원인을 기뢰에 의한 수중폭발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27일 <한겨레>는 ‘한국 해군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러시아해군 전문가그룹의 검토결과 자료’라는 러시아 조사단의 보고서 문건을 입수, 공개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러시아 조사단은 천안함 침몰이 외부의 비접촉 수중 폭발에 의한 것이지만 어뢰가 아니라 기뢰 폭발일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또 우리 정부가 공식적으로 언급한 폭발 시간(21시 21분 58초)과 관련해서도 “사건 당일에 함선 안의 전류가 끊어져 마지막으로 찍힌 동영상의 촬영시간(21시 17분 3초)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합조단이 발표한 시각보다 최소한 4~5분가량 앞서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다.

러시아 조사단은 또 “천안함에 탑승해 있던 승조원이 탑승 승조원들이 부상당했다고 해안 통신병에게 핸드폰으로 알린 시간이 21시12분03초”라며 “이 첫 통화시간 기록은 한국쪽이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조사단은 천안함 스크루 손상과 관련해서도 “해당 참사가 일어나기 전부터 해저면에 접촉돼 오른쪽 스크루 날개 모두(5개)와 왼쪽 스크루 날개 두 개가 손상을 받았다”고 적었다. 천안함이 바닥에 닿아 스크루가 깨지거나 휘었다는 것으로, 합조단의 공식발표와 크게 차이가 난다.

또 합조단이 결정적 증거로 제시한 ‘1번 어뢰’에 대해서도 “제시된 어뢰의 파편을 육안으로 분석해 볼 때, 파편이 6개월 이상 수중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북한에서 제작된 것일 수는 있으나 잉크로 쓰인 표시는 일반적인 표준(위치, 표기 방법)에 들어맞지 않는다”며 ‘1번’ 표시에 의문을 제기했다.

러시아 조사단은 결론적으로 “접촉에 의하지 않은 외부의 수중폭발이라는 주장이 확인됐다”면서도 “함선이 해안과 인접한 수심 낮은 해역을 항해하다가 우연히 프로펠러가 그물에 감겼으며 수심 깊은 해역으로 빠져나오는 동안에 함선 아랫부분이 수뢰(기뢰) 안테나를 건드려 기폭장치를 작동시켜 폭발이 일어났다”고 추정했다.

러시아 조사단은 이같은 결론을 우리 정부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보고서는 그동안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정면으로 뒤엎는 것이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