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진 전 도당위원장 "국민의힘 중앙당, 제주 버리는건가 자괴감 느껴"

▲ 지난 6일 국민의힘을 탈당한 허용진 전 제주도당 위원장. ©Newsjeju
▲ 지난 6일 국민의힘을 탈당한 허용진 전 제주도당 위원장. ©Newsjeju

전날(6일) 국민의힘을 탈당한 허용진 전 제주도당 위원장이 7일 탈당에 따른 심경을 밝히면서 서귀포시 지역구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허용진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랜 기간 몸 담았던 당을 탈당하게 된 경위를 알리는 게 최소한의 도리라 여겨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허 전 위원장은 "먼저 당원동지들에게 도당위원장의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탈당을 하게 된 데 대해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길 부탁드린다"며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때 의기투합해 보수의 승리를 위해 활동했던 당협위원장(김영진)이 이번 총선 후보로 신청했으나 중앙당에선 20여일 넘게 아무런 설명 없이 공천여부를 결정하지 않아왔다"고 적시했다.

이어 허 전 위원장은 "그 기간동안 저 역시 수많은 오해를 받아야 했고, 무능력하다는 비판도 감수해야 했다"며 "허나 중앙당에선 총선 경쟁력이 있다고 믿기 어려운 사람을 전략공천하는 과정에서도 중앙당과 아무런 소통조차 못했다"고 말했다.

허 전 위원장은 "물론 공천권이 중앙당의 고유권한이라는 점을 존중하나, 단수후보로 면접까지 마친 직전 당협위원장이 있는 상태에서 전략공천하려면 최소한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도당위원장에게 알렸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한 허 전 위원장은 "대체 어떤 경쟁력이 있다고 전략공천을 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명백하게 당원들에게 설명해야 했다"며 "당원들이 이를 납득 못하는 상황에서 직전 당협위원장이 무소속 출마선언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무런 힘이 될 수 없는 처지에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허 전 위원장은 "이런 조치가 과연 이기는 공천을 하겠다는건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중앙당에선 제주가 험지고 3석 뿐이라 덜 중요하다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허 전 위원장은 "이런 상황에 제 능력으론 총선에서 당원들의 뜻을 모으기도, 승리를 이루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제주도당의 발전도 희망이 없다고 판단해 당을 떠나기로 한 것"이라고 탈당의 변을 밝혔다.

허 전 위원장은 "다시는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며 "앞으로 제주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노력하겠다"고 갈음했다.

그러면서 허 전 위원장은 "서귀포시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이냐"는 기자단의 질문에 "분명히 그어야 할 선이 있다"며 "이번 공천 과정에서 도당위원장으로서 제 역할을 찾지 못하게 된 데 따른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에 있다보니 탈당이라는 방법을 선택한 것일 뿐, 출마하기 위해 탈당하는 건 분명히 아니"라고 강조했다.
 
허 전 위원장은 "시간 여유를 두고, 사적 감정으로 출마해서 선거를 방해한다는 오해를 걷어내는 상황이 됐다고 판단됐을 때, 유권자들이 서귀포시에선 허용진만큼 경쟁력 있는 보수 후보가 없다는 권유를 받게 되면 그 때 결심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허 전 위원장은 "그러지 않고 총선이 한 달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제 의지대로 출마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총선 후보 등록일 전까진 결정하겠다"고 부연했다.

이어 기자단으로부터 이경용이나 고기철 예비후보에 대한 관계설정 질문을 받자, 허 전 위원장은 "출마한다면 당연히 이경용에겐 도움을 요청할 것이나, 고기철 후보는 저와 경쟁상대가 아니"라며 "민주당 위성곤 후보가 제 경쟁상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기자단에선 "그러면 위성곤 후보가 유리해질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이 던져졌다. 이에 허 전 위원장은 "과거 민주당에서 탈당한 후보가 나와 3파전 후 승리한 바 있다"며 "전적으로 유권자의 판단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와 함께 허 위원장은 '개혁신당'으로 합류해 출마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출마한다면 무소속 신분으로 나서게 될 것임을 밝혔다.

한편, 허용진 전 도당위원장의 탈당에 따라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김황국 수석부위원장이 직무대행으로 도당위원장을 맡아 총선 준비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힘 도당은 지난 6일 도당운영위, 도의원 확대간담회, 원로당직자 간담회를 통해 이를 결정하고 선대위 체제 출범은 중앙당 선대위가 발족하는대로 하기로 했다. 특히 탈당 사태와 관련해선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도민들께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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