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당 ‘화합’ 다급한데 청와대는 “준비기간 필요” 느긋

7·28 재·보선 직후로 예상됐던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회동은 8월 중순 전후로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청와대는 ‘성공 방정식’을 만들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지만, 급하게 만나야 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8일 두 사람의 회동 시기에 대해 “벌써 시기를 거론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며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초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 가능성은 지난 16, 17일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두 사람을 잇따라 만난 후 부쩍 거론됐다. 당시에는 7·28 재·보선 전후 회동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6·2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 화합이 절실한 상황이었고, 두 사람의 회동에 대한 기대감이 여권 내에서 어느 때보다 높았다.

청와대 측은 그러나 두 사람의 회동이 임박했다는 관측에 대해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회동은 재·보선 이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재·보선이 치러진 현재까지 양측은 회동을 위한 특별한 접촉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 핵심 의원은 이날 “청와대 측에서 의제 조율을 위해 만나자는 전화도 없다”면서 “회동 시기가 언제가 될지 전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의 회동은 일러야 8월 중순은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재·보선이 후 이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가고, 직후에는 개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국 회동 시기는 일러야 8·15 광복절 전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국정 방향을 밝히기에 앞서 박 전 대표와 만나 화합의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을 도는 8월25일을 시점으로 꼽기도 한다.

이처럼 회동이 늦어지는 데 대해 청와대는 “성공적 만남을 위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7일 “중요한 것은 만남 그 자체가 아니라 만남을 통해서 상호 신뢰를 쌓는 것”이라며 “의미 있는 만남을 위해 약간의 준비기간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2007년 대선 이후 5차례 회동이 모두 실패한 만큼 이번에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입장과 의제 조율을 철저히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만나자면 언제든 만날 수 있다”는 박 전 대표 측에 비해 청와대의 입장이 느긋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국정운영을 위한 박 전 대표의 협조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판단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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