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운동연합·곶자왈사람들, 동복리 가스발전소 부지 공동 생태조사 결과 공개
"사업예정지 식생보전가치 '높음'... 동서발전, 스스로 사업 중단해야"

▲ 25일 제주 환경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시 동복리 곶자왈을 파괴하는 가스발전소 건설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 25일 제주 환경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시 동복리 곶자왈을 파괴하는 가스발전소 건설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제주 구좌읍 동복리 일대에 가스발전소가 들어설 예정인 가운데, 해당 곶자왈 지대에 희귀식물들이 분포하는 것으로 밝혀져 환경단체가 반대하고 나섰다.

곶자왈사람들과 제주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단체들)은 25일 오전 민주노총 제주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시 동복리 곶자왈을 파괴하는 가스발전소 건설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지난해 1월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확정하고 제주에 600MW의 LNG가스발전소를 추가로 설치한다고 밝혔다.

이에 2027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구좌읍 동복리 제주에너지공사 부지에 150MW, 제주시 삼양동에 150MW 등 300MW 규모의 가스발전소 건설계획이 수립됐다. 사업기간은 준공 후 30년간이다. 

하지만 동서발전이 추진하는 구좌읍 동복리 가스발전소 부지는 대표적인 곶자왈 지대이고 이곳에 제주고사리삼, 흑난초 등의 희귀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25일 제주 환경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시 동복리 곶자왈을 파괴하는 가스발전소 건설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 25일 제주 환경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시 동복리 곶자왈을 파괴하는 가스발전소 건설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환경단체들은 해당 부지에 대한 공동 생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들은 사업예정지 내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 제주고사리삼 ▲산림청 지정 멸종위기종(CR) 흑난초 ▲산림청 지정 위기종(EN) 나도고사리삼 ▲산림청 지정 취약종(VU) 새우난초·백량금·호랑가시나무 들이 전역에 걸쳐 분포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제주시 동복리 가스발전소 부지는 거문오름에서 흘러나온 용암으로 형성된 곳으로 동백동산과 이어지는 곶자왈 지역임을 강조했다.

제주도는 '제주 곶자왈지대 실태조사 및 보전·관리 수립(2022)' 용역 결과 식생보전가치가 '매우높음', '높음'에 해당하는 지역이 반드시 보호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는데 사업예정지는 식생보전가치가 '높음'인 제주특산·희귀식물 군락지에 해당하는 곳으로 밝혀졌다. 

이에 더해 곶자왈 침엽수림의 탄소저장량은 육지부 신갈나무 숲 등 탄소저장량에 비해 1.4~2배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조사 결과 사업예정지는 종가시나무 맹아림과 곰솔림 혼효림으로 일년내내 이산화탄소를 지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25일 제주 환경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시 동복리 곶자왈을 파괴하는 가스발전소 건설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25일 제주 환경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시 동복리 곶자왈을 파괴하는 가스발전소 건설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환경단체들은 이날 "동서발전은 수소를 전소하기 위한 시설이라고 하지만 현재까지 국가계획을 포함해 개별 발전자회사들의 계획을 보더라도 수소 전소 시점은 아예 특정조차 되지 않으며 절반 정도를 혼소하는데 도달하는 시기 역시 2040년 이후로 보고 있다"며 "문제는 가스발전소에 활용되는 연료의 절반이 수소로 바뀐다 해도 실제 탄소배출 저감은 23%에 불과하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특히 제주의 전력수요가 계속 증가한다는 가정하에 필요한 발전시설이지만 제주도의 전력수요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 않다"며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23년 기준 제주도 최대전력수요를 1161MW로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1096MW으로 밑돌았으며 올해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후위기를 부추기고 기후위기 대응에 핵심 공간인 곶자알을 파괴하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동서발전은 스스로 사업 중단을 결단해야 할 것"이라며 "해당 부지의 96%를 소유한 제주에너지공사 또한 해당 부지를 매각 혹은 임대하지 말고 도민의 공기업으로 곶자왈의 보전 책무와 기후위기 대응의 책무를 다하라"고 경고했다.

제주도정에게도 "제주에너지공사에 대한 관리와 감독의 권한을 가진 만큼 동복리 곶자왈 지역을 보전하기 위해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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