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과 제주녹색당, 28일 비자림로 공사 현장 모니터링 결과 공개
"도로폭·나무 식재 숫자 등 안 지켜져"

▲ 제주녹색당과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이 비자림로 공사 현장을 지난 23~24일 양일간 공동 모니터링했다. 단체측 제공사진.
▲ 제주녹색당과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이 비자림로 공사 현장을 지난 23~24일 양일간 공동 모니터링했다. 단체측 제공사진.

환경훼손 논란에 휩싸여 수차례 중단됐던 제주 비자림로 확장 공사가 다시 재개된 가운데 제주지역 환경단체 및 정당이 공사 현장 모니터링 결과를 공개하며 재차 반발하고 나섰다.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과 제주녹색당(이하 단체들)은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양일간 비자림로 확장 공사 현장을 모니터링한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모니터링은 제주도정에서 비자림로 공사 환경저감방안으로 내놓은 내용을 전반적으로 점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모니터링을 진행하면서 제주도가 처음 약속했던 부분들이 상당 부분 이행되지 않고 있는 것을 다음과 같이 확인했다"고 주장하며 ▲도로 폭 ▲불빛 차단을 위한 나무 식재 ▲공사 중 약속사항 이행 여부 ▲동식물 보호를 꼬집었다.

우선 '도로 폭'에 대해서는 "제주도는 원래 22m였던 도로폭을 16.5m로 축소해서 수목훼손을 최소화하겠다고 했지만 2구간과 3구간 중간 지점 두 곳씩 벌목 폭을 측정한 결과 28m, 30m, 28m 30m로 측정됐다"며 "도로 양측에 측구 설치를 감안하더라도 애초 수목 훼손을 최소화하겠다는 약속에 비해 지나친 벌목이라고 판단된다"고 피력했다.

▲ 제주녹색당과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이 비자림로 공사 현장을 지난 23~24일 양일간 공동 모니터링했다. 단체측 제공사진.
▲ 제주녹색당과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이 비자림로 공사 현장을 지난 23~24일 양일간 공동 모니터링했다. 단체측 제공사진.

'불빛 불빛 차단을 위한 나무 식재' 부분에서는 도에서 당초 야간 불빛을 차단하기 위해 심겠다던 나무의 수량이 계획에 못미친다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제주도는 2구간에 편백 557그루, 다정큼나무 454그루, 홍가시나무 437그루, 꽝꽝나무 593를 교차 식재해 애기뿔소똥구리의 서식환경을 보호하겠다고 했다"며 "모니터링 결과 편백 316그루, 다정큼나무 417그루, 홍가시와 꽝꽝나무가 합해서 401그루가 식재된 것으로 확인되어 계획에 훨씬 못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 공사 중 약속했던 오염 최소화, 생태계 교란 최소화를 위해 세륜세차시설 2개소 설치, 대천교 하류 오탁방지막 설치 등도 잘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니터링 결과 세륜세차시설이 천미천 부군에 1군데만 설치되어 있었다"며 "이 또한 입출입구 모두에 설치하지 않고 한 군데만 설치했기에 운영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또 비자림로 모니터링 중에 기름통이 발견되기도 했는데 작업 중 주유 등의 상황이 닥치거나 기름이 흘러나올 상황 등 하천 오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또한 지하수자원보전지구 1등급 지역인 하천 구역 안쪽에 자재가 적치되어 있는가 하면 오탁방지막 주변에 갱폼이 떨어져 있는 등 자재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사토적치장에 비닐 덮개 역시 씌워져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 제주녹색당과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이 비자림로 공사 현장을 지난 23~24일 양일간 공동 모니터링했다. 단체측 제공사진.
▲ 제주녹색당과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이 비자림로 공사 현장을 지난 23~24일 양일간 공동 모니터링했다. 단체측 제공사진.

조류, 곤충류, 양서파충류, 이식 나무 등 '동식물'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도 공유됐다.

이들은 "모니터링 결과 제주도가 약속했던 팔색조 보호를 위한 나무울타리가 조성되지 않았다"며 "애기뿔소똥구리가 다수 서식했던 2구간도 애초 계획과 달리 현재 불빛차단 장치가 전무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서파충류인 맹꽁이 서식처도 공사 시 발생한 흙으로 메워져 있어 관리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또한 현재 계획된 측구가 너무 큰데다 공사전 1구간 한쪽에만 있었던 측구가 전 구간 양방향으로 만들어지면서 양서파충류 등이 측구에 빠져 죽을 확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또 "제주도가 원래 3구간에 이식을 약속했던 나무는 184주였지만 조경식재도에는 175주로 9주가 축소되어 계획돼있었지만 모니터리 결과 총 150주였으며 팽나무의 경우 123주가 이식 계획되어있었지만 100주만 확인됐다"고 꼬집었다. 

이에 단체들은 "이식한 나무들과 식재한 나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하고 팔색조 둥지가 있던 환경에 지금에라도 서둘러 차폐림을 조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맹꽁이 서식처 관리를 제대로 해야 하고 비자림로 공사전구간 속도제한(30km)을 실시해야한다"며 "교각 공사로 인해 천미천에 발생한 영향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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