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충격이었다. 뜨거운 축구 열기에 대충 짐작은 했지만 이 정도로 많은 선수들이 책을 냈으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가판에서 신문이나 잡지를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처럼 축구 선수들의 자서전도 아무런 어려움없이 살 수 있다. 국내에서는 데이비드 베컴 등 몇몇 스타 플레이어들의 번역본만 있기 때문에 그 숫자를 알기 어려웠지만 이곳 서점을 둘러 확인해보니 약 100여명에 가까운 선수들이 자서전을 펴낸 것으로 나타났다.

런던 시내 곳곳의 서점에서는 잡지 섹션이 따로 분류돼 있는 것처럼 당연히 스포츠 스타들의 자서전도 한 쪽에 자리잡고 있다. 그 중에서도 베스트셀러는 현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슈퍼스타들의 일대기를 다룬 내용의 책들이다. 남녀노소를 구분할 것 없이 수많은 팬들이 이 책들을 구입하고 있고, 자서전을 낸 선수들도 지금은 세상을 뜬 전설적인 인물인 '레전드'부터 지금 막 떠오르고 있는 '영

빅토리아 역 부근의 한 대형 서점의 점원은 근래 들어 취임 20주년을 맞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경의 자서전이 가장 잘 팔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걸죽한 입담으로 늘 화제를 일으키는 첼시의 포르투갈 출신 조세 무리뉴 감독이나 최근 아스날과 '종신 감독' 계약을 맺은 프랑스 태생 아센 벵거도 자서전을 출간했다. 더 놀라운 것은 자국어판보다 영어판이 더 먼저 출판됐다는 것.

유니폼 깃을 올려세우고 요괴를 물리치는 유명한 모 스포츠 의류 광고 CF로 유명한 맨유 출신의 프랑스 스타 에릭 칸토나와 미셸 플라티니의 자서전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당연히 최근 스타들의 자서전이 없을 리 만무했다. 맨유의 '부동의 센터백' 리오 퍼디낸드부터 첼시의 미드필더 프랭크 램파드와 조 콜 등도 자서전의 주인공이었다.

이러한 자서전들은 서점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각 스타디움 주변과 외곽에 마련된 구단 공식 매점도 소속 클럽 선수들과 전현직 감독, 회장 관련의 책들을 판매했고, 심지어 챔피언십(2부 리그격)이나 리그 1부(3부 리그격)에도 각자가 자랑하고 픈 선수들이 지은 자서전들이 많았다.

각기 필드와 벤치에서 온 정열을 쏟느라 직접 펜을 들기는 만무하고, 주로 스포츠 라이터나 평론가들이 인터뷰한 후 대필한 게 대부분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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