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차우진 실장 삭발에 따른 도의회 의원들 격노, “도의회 출입금지” 초강수

지난 12월 3일 제주도정과 제주도의회는 정책간담회를 열고 소통부재를 해소하기 위해 월 1회 정책협의회를 개최하기로 하는 등 서로 ‘생산적 동반자’라는 인식을 공유했었으나 불과 열흘 만에 틀어졌다.

당시 정책간담회 때, 우근민 도지사는 제주도정이 도의회의 ‘예산심의의결권’ 무시하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제주도 예산안에 대한 예결특위의 예산안 심사 결과 일부 증액 내역(무상급식 20억 증액, 언론사 스포츠행사 9억 증액)에 대해 제주도정이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의견을 표출했다.

제주도 차우진 경영기획실장은 지난 11일 이 두 가지 예산증액에 대해 ‘부동의’ 의견을 표출하고, 13일 오늘 돌연 머리를 삭발하고 나타났다.

이에 도의회는 문대림 의장을 비롯해 각 상임위원회 의원들이 긴급회의를 열고 차 실장의 삭발 행위는 심의의결에 대한 거부이자 도전으로 ‘전면전’ 선포를 내린 것으로 풀이하고, 차 실장을 도의회 ‘출입금지’라는 초강수를 내밀었다.

서로 잘해보자 말한 지 불과 열흘 만에 벌어진 해프닝이다.

도의회에서는 도정이 이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14일에 열리는 본회의에서 우 지사가 계수조정에 대해 ‘부동의’를 표명하게 될 경우, 2011년도 도 예산을 부결처리 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2011년도 도 예산안은 2조8000억원이다.
이 중 제주도정은 무상급식 20억원과 언론사 행사 지원 9억원에 대해 불만을 품은 것이다.

이에 문대림 도의회 의장은 “도민의 대의기관을 무시하는 행태”라며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계자연보전총회 예산이나 신공항 관련 예산도 주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지 못한 상황에 제주도정은 도의회와 극한 대치 상황을 기어코 연출하고야 말았다.


결론적으로 보면 3일에 있었던 정책간담회를 통해 내밀었던 제주도정의 ‘손’은 ‘도의회 달래기’용이었을까.

물론 제주도정의 입장에서는 도의회에 끌려다니기 싫다는 ‘자존심’을 내비치는 것이겠으나, 같이 잘해보자며 말은 먼저 꺼내 놓고서 이러는 건 ‘예산 카드’의 열쇠를 쥐고 싶은 것일 터.

만일 예산안이 부결 처리가 되면 제주도는 예산안을 다시 작성하고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이런 상태가 유지된다면 월 1회 정책협의회가 이행될지도 미지수다.


<김명현 기자/저작권자(c)뉴스제주/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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