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에 버려진 양심!

“ 생각 없이 길을 걸어도 울적한 마음 무엇으로 달래야 하나, 비에 젖은 가로등 되어 밤이 새도록 타오르는 이 마음, 늘어지는 음악소리에 몸을 기대고 어디론가 가는 이 마음, 반짝이던 푸른 꿈들이 날아가 버린 둥지 잃은 삐에로” 처럼 사라지거나 바뀌고 있는 주위의 것들과, 그에 대한 느낌이 누구나 같을 순 물론 없다.

사라져 아쉬운 것이 있는 만큼 사라져 고마운 것도 당연히 있을 게다. 그래도 그 모든 게 추억이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이즈음 그런 사라진 것들을 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 골목길 팽나무는 유년기 벗들과 땅따먹기며 자치기, 말타기, 술래잡기 등 코흘리개 철부지시절 일상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그렇게 기억의 창고에 쌓아온 것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골목길 팽나무의 아름다운 풍경과 옛 추억의 장소가 얼마 전에 사라져 버렸다. 그 길은 오조리 사람들에게 그토록 사랑스러운 길이었다. 그런데, 그 길에 있던 팽나무가 얼마 전에 사라져버렸다! 사라졌다는 것은 가슴 아파서 하는 나의 표현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팽나무는 조경업자에 의하여 다시는 옛 모습을 찾을 수 없는 장소가 되어 버렸다. 오조리 현모씨(73세)는 40여년전에 팽나무를 마을에서 구입해 61~3번지 일대에 동네 후배들을 위해 쉼터를 조성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팽나무가 조경업자에 위해 파혀쳐 지고 올레길 2코스 주변에 나뭇가지들을 그대로 방치해 비난을 사고 있다. 오조리 마을회에서 심어 놓은 팽나무와 함께 옛 추억이 장소를 되찾아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행정당국이 철저한 조사를 요한다. <고기봉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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