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강도·살인미수·선박 납치·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하고 석해균 선장에 무차별 총격을 가한 혐의로 생포한 소말리아 해적 5명에 대한 경찰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번 사건은 국내 첫 외국인 해적사건으로 관심을 받고 있고 국제사회 역시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남해해양경찰청에 마련된 ‘삼호주얼리호 해적 사건 특별수사본부’는 지난달 30일 해적들을 압송한 뒤 곧바로 구속영장을 발부 받아 구속 수사에 착수했다.

해적들은 지난달 15일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했고, 같은 달 18일 구출 작전에 돌입한 청해부대 특수전요원들에게 총을 쏴 세 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21일 ‘아덴만 여명작전’에서는 석해균 선장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해 피해를 입힌 바 있다.

그간 석해균 선장에 총을 쏜 해적을 특정하는 데 주력해 온 수사본부는 선박 납치와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를 입증하는데도 노력을 기울여 왔다. 수사본부는 청해부대 특수요원 3명이 부상을 당한 것을 특수공무집행 방해로 보고 있다.

그간의 수사 결과를 토대로 수사본부는 해적들에게 해상강도와 살인미수, 선박납치,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다. 살인미수 혐의와 관련해서는 수사 시작 단계부터 석 선장 총격을 가한 용의자로 모하메드 아라이(23)를 지목했으며 더디긴 하지만 진술 확보에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라이는 한국에 도착한 후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자신이 석 선장에 총을 겨눴다고 진술했지만 동료 해적이 자신을 지적하자 진술을 번복했다. 이후 강도 높은 조사에도 불구하고 아라이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며 “총을 잡은 적도 없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삼호주얼리호 선원과 동료 해적들이 자신을 지적한데다 석 선장의 건강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는 경찰의 말을 들은 후 “총을 소지했었다”는 쪽으로 주장을 다시 선회했다.

오는 7일 오후까지 수사를 마치고 8일 검찰에 해적을 송치할 예정인 수사본부는 마지막까지 아라이의 살인미수 혐의 입증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검찰 송치일까지 아라이의 협의 입증에 실패할 경우 검찰이 직접 나설 것으로 보인다. 수사본부가 확보한 것은 삼호주얼리호 선원 두 명과 동료 해적 두 명의 진술이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물증을 아직 찾지 못한 상태기 때문이다.

이번 수사에서 가장 난항을 겪은 석 선장 피격 피의자 특정 과정에 다소 시간이 소요된 반면 다른 주요 혐의에 대한 입증 자료는 충분히 확보했다는 것이 수사본부의 설명이다. 특히 아라이 외에 다른 해적 4명에게도 살인미수를 비롯한 동일한 혐의를 적용할 계획이다. 5명 모두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던 만큼 아라이가 아닌 다른 누구라도 총격을 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수사본부는 생포한 해적들을 통해 삼호주얼리호 피랍 사건 외에 소말리아 해적에 전반에 대한 정보까지 입수할 계획이었다. 지난달 2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송환된 해적을 심문해 정보를 캐낼 것이다. 금미호를 납치한 해적과 이번 해적의 소속을 비교할 계획이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어를 영어로 통역하고 소말리아어로 다시 통역해 질문한 다음 해적의 진술을 영어에서 한국어로 통역하는 만큼 수사 자체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 데다 혐의 입증을 위한 진술 확보에도 시간을 많이 빼앗겼기 때문이다.

한편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 해적이 쏜 총을 맞고 쓰러진 석 선장의 건강 상태가 호전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 선장은 피격 13일 만인 지난 3일 인공호흡기를 떼내고 자가 호흡에 들어갔지만 18시간 만인 4일 새벽 상황이 악화돼 인공호흡기를 다시 부착했다. 애초 계획됐던 CT촬영과 외과 수술 일정도 뒤로 미루고 다시 상태 회복을 기다리는 가운데 폐 기능이 서서히 회복 중이라는 것이 아주대학교 병원 의료진의 설명이다.

아주대에 따르면 석 선장의 폐부종이 조금씩 빠지고 있으며 폐렴으로 인한 염증도 가라앉고 있다. 폐기능이 얼마나 빨리 정상 궤도로 돌아오느냐에 따라 늦춰졌던 치료 일정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 뉴스제휴 - 뉴스한국 이슬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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