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훈 칼럼]

졸업식에 사제지간의 정을 나누고 친구들과 우정을 곱씹어보는 그런 시간은 어느덧 먼 기억속 저편으로 사라져 버렸다. 이젠 그들의 행동 하나 하나를 지켜보는 경찰관의 날카로운 시선만 있을뿐......

과거에는 스승과 제자간에, 그리고 오랫동안 우정을 나눈 친구들과의 헤어짐이라는 아쉬움과 정든 교정을 떠나야 한다는 허망함, 그리고 젊은 청소년기를 보내고 새로운 사람과 문화 등 새로운 세계의 문에 들어서게 되는 두려움 등... 수많은 생각과 내적 갈등, 그리고 기대감 등 복합적인 감정을 나타내는 졸업식장.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졸업식의 문화자체가 점차 도를 넘어서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어 대통령을 비릇하여 여야 정치권, 그리고 정부에서 더 이상 극단의 폐단으로 치닫고 있는 졸업식 문화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모아졌다.

그러한 그들의 의지가 결국 졸업식장에 경찰관 동원으로 이어졌다.

각 학교 졸업식장마다 날카로운 시선의 경찰관들이 졸업식장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을 감시에 나섰고, 각 학교 입구에는 경찰차가 막아서는 진풍경(?)이 이루어졌다.

이에 모 중학교 졸업생을 둔 학부모는 “언제부터 경찰관들이 이런 호위(?)를 받으면서 졸업식을 치러야 하는지 참으로 한탄스럽다”라면서 “머리로는 충분히 이해는 가나 마음으로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아 상당히 마음이 무겁다”라면서 졸업식 풍경에 떨떠름한 마음을 피력했다.

또한 이날 중학교를 졸업한 한 졸업생은 “마치 우리가 범죄자 집단마냥 경찰관들이 지켜보고 있어 기분이 썩 좋지 않다”라면서 “몇몇 일탈 행위를 한 졸업식 문화로 인해 전체 학생이 이런 피해를 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라면서 “이러한 문제를 야기한 학생들도 문제지만 덜컥 겁 먼저 먹고 나서는 어른들의 세계로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寸鐵殺人(촌철살인)같은 발언도 이어졌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이날 참석한 또다른 학부모는 “갈수록 지나친 졸업식 문화를 더 이상 막아야 하는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라면서 “더 이상 이러한 막장 졸업식은 강력한 제재로 더 이상 대한민국에서 존재하지 말아야 할 문화이기에 뿌리부터 제거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교육계 인사들 대부분이 “자연에서 태어난 사람을 사회속 인간으로 만들어 나가는 가장 순수하고 고귀해야 할 학교현장이 어쩌다가 이 지경으로 몰락해야만 하나”라면서 이같은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 막장 졸업식으로 인해 결국 졸업식도 퇴출될 수도 있어...

과거에 스승의날을 맞아 교사들에게 학부모들이 그동안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헌신했다는 의미로 자그마한 선물을 제공하던 문화가 시간이 지나면서 큰 금액의 촌지와 고가의 선물제공 등으로 인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정부는 스승의 날에 학교를 쉬거나 촌지나 선물받은 교사들에게 행정적 처벌을 가하는 등 스승의 날이 의미는 현재까지 퇴색되어 버렸다.

이러한 흐름이 현재 막장 졸업식으로 인한 사회적 이슈와 비슷한 흐름으로 진행되어 지고 있다.

진정 이러다가 졸업식마저 이런 분위기로 나아가지 않을가 자못 걱정이 든다.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교사들보다 높은 우월적 지위가 되어버린 학생들.

이러다가 결국 학교수업중에도 경찰관이 배치되는 아찔한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염려스럽다.

학교교육이 무너지면 국가 자체의 존립이 위태롭다는 긴박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정부와 기성세대들은 급속하게 몰락일로로 치닫고 있는 대한민국 교육을 바로잡는데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아니 반드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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