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찬 해군참모총장, “착공 시작된 거 맞다”
소송 후 혹은 특별법 통과 시점까지 공사 중단 해달라 요청에 “안된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것에 대해 “착공이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의회 측에서 법원에 계류 중인 소송이 끝나기 전이나 최소한 제주도특별법 개정안이 통과가 되기 전까지 해군기지 공사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김성찬 총장은 “그럴 수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18일 오전 10시 20분 제주도의회 소회의실에서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이 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유감표명을 전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자리는 지난해 11월 12일경 국무총리실에서 제주도 측에 보내왔다는 ‘협의결과’에 게재된 내용에 따라 약속된 절차다.

당시 팩스로 전해왔던 문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주도 건의사항 관계기관 협의결과(2010.11.10) 제주도에 팩스송부(2010.11.12)


첫 번째, 해군참모총장이 적절한 시기에 제주 강정마을을 직접 방문하여 적절하게 유감표명을 한다.

두 번째,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의회/강정마을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지역발전계획(안)을 정부에 제안할 경우, 행정안전부는 이를 바탕으로 관계부처와 협의하여 적극 지원한다.

세 번째, 제주도민의 화합 분위기가 조성되면 착공식 개최를 적극 검토한다.

그동안 주정부와 해군은 위 3가지 사항을 지키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해군기지 공사가 무단 강행돼 말썽을 빚어왔다.

그 와중에 제주도정은 주정부와 해군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와 제주도의회에서 ‘절대보전지역해제 동의 취소결의’까지 꺼내들게 된 상황에 이르렀다.

이러한 상황에 이른 해군참모총장의 유감표명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는 미지수지만 적어도 18일 오늘 도의회 소회의실에서 가진 대화의 내용에 따르면 강정주민들의 아픈 마음을 달래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진 않고 있다.

# 약속 1. 강정마을 직접 방문...?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만...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의 제주도 방문에 이은 유감표명은 실제로 국무총리실에서 약속한 바대로 실행이 되려면 우선, 강정마을을 방문해야 맞는 순서다.

이 점에 대해 현우범 의원이 문제를 제기했다.

현 의원이 김 총장에게 “강정 안 갈 것이냐”고 대놓고 묻자, 김 총장은 “가고는 싶지만, 아직 강정마을이 여건이 안돼 있다고 들었기 때문에 오늘은 먼저 의장님에게 인사하러 온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현 의원은 “물론 지금의 분위기에서 강정을 갔다가 무슨 봉변을 당하기라도 한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도 있겠지만, 다소의 문제가 있더라도 강정주민들의 아픈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강정을 방문해야 하는 것이 옳은 순서가 아니겠나”며, “다시 한번 재고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김 총장은 “열심히 하겠다”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한편, 해군기지가 공식적으로 착공이 된 것인지에 대해 묻자 김 총장은 “착공은 시작된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현 의원은 “현재 행정쪽에서는 착공을 위한 준비 중에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러면 실제 행정과는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 연이은 의원들의 지적에 김성찬 총장은 그저 “열심히 하겠다”고만...

오대익 의원은 국무총리실에서 협의사항을 내민 3가지 이행을 두고 다시한번 지적했다.

오 의원은 “3번째 사항만 보더라도 ‘화해무드’가 형성되고 난 후에 착공식을 하겠다고 했다”며, “그때까지만 공사를 중단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어 오 의원은 제주도에서는 유일하게 해군과 협력을 맺은 학교가 강정초등학교 임을 설명하며, “이전까지는 정례적으로 국방에 대한 교육을 해군을 통해 진행해 오고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해군이 나와버리면 청소년들에게 할 말이 없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던졌다.

이에 대해 김 총장은 “안타까운 부분”이라고만 답해 뚜렷한 해결의지를 내보이진 않았다.

신관홍 의원은 해군이 제주도민들의 여론을 신경쓰고 있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하며, 지역과 뭘 어떻게 하겠다는 말이 전혀 없지 않느냐고 따져 물으며, “이래서 도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도 김 총장은 “도민들과 같이 갈 수 있도록 협조를 하고 노력하겠다”는 피상적인 답변으로만 일관했다.

그러면서 그는 “물론 미흡한 점이 있겠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김명현 기자/저작권자(c)뉴스제주/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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