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민 호소문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제주는 공권력의 횡포로 인해 수많은 도민들이 무고하게 희생된 4ㆍ3의 아픔이 있는 곳입니다.
이제 우리에게는 4·3의 아픔과 한(恨)을 승화시켜 ‘생명평화’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확산시킬 책임이 있습니다. 그 길만이 4ㆍ3 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길입니다.

그러나 지금 제주에서는 정부의 해군기지 건설 강행으로 4ㆍ3의 아픔이 재연되고 있습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① 국가안보상 반드시 필요하고, ② 입지선정이 적정해야 하며, ③ 민주적이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들어와야 하고, ④ 정당한 보상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지금 강행되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그 어느 하나에도 해당되지 않아 전혀 정당성이 없습니다.
공권력의 횡포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하여 4ㆍ3의 가치인 ‘생명평화’를 무참히 짓밟고 있습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지난 4월 3일 제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제주해군기지 추진 과정에서 정부가 도민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미숙함에 대해 사과하고 올해 안에 지원계획을 확정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이 해군기지 건설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공사 중단 및 원점재검토를 요구하자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총리의 태도는 때려놓고 ‘왜 때리냐’고 항의하자 ‘미안하다. 치료비는 주겠다’라고 말하면서 계속 때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제주도민을 능멸하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저희들은 거지가 아닙니다.
그깟 알량한 지원계획 때문에 자존심을 팔고 4ㆍ3의 영령들을 욕되게 할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저희들은 4.3영령, 그 분들의 사무친 절규가 절절하게 와 닿습니다.
이에 저희들은 제주해군기지 건설 강행을 죽음을 각오하고 막아내고자 합니다.

그러나 저희들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가 없습니다.
도민 여러분들께서 함께 해 주시지 않는다면 결국 저희들만 희생되고 강정마을공동체의 평화는 파괴된 채 끝날 것입니다.

제주도민 여러분들께 간곡히 호소합니다.
공권력의 횡포에 불과한 제주해군기지 건설 강행을 반대하는 운동에 함께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4ㆍ3영령들의 염원인 생명평화의 불씨가 제주 땅에서 다시 피어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제주도민 여러분들께서 그렇게 함께 하실 때 제주는 4ㆍ3의 아픔과 한(恨)이 승화되어 생명평화가 활짝 꽃피는 진정한 평화의 섬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도민 여러분들께서 함께 해주시기를 눈물로서 간곡하게 호소합니다.


2011. 4. 11. 강정마을회 회장 강동균 외 주민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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