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모실댕경 오쿠다
마당이영 올레에 날레 널어시메
호썰 싯땅 바깥떠래 보래어 봅서
비 왐직 허민 고팡더래 들여붑써

아이고, 요 노릇이여!
천지가 왁왁허게 비 오는디
하르방아, 무신거 허염수과
날레 몬짝 적쩌싱게게 어떵허코게

책상받앙 글 아니 읽으민 모르카이
가을 秋, 볕 陽, 걷을 收, 감출 藏
책 어신 나도 아는 글 무신 벨거라
널어논 날레도 적지멍 훈장은 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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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레와 천자문

나 볼일 보고 오겠어요
마당이랑 골목에 곡식 말리고 있으니
조금 지나서 바깥으로 내다보세요
비 올 듯 하면 광으로 들여 놓으세요

아이쿠, 이럴 수가 있을까!
세상이 캄캄하게 비가 쏟아지는데
영감님아, 무엇을 하고 계세요
날레 전부 적시고 말았구나 어찌할까

책상 앞에서 글 읽어야만 알까
가을 秋, 볕양 陽, 거둘 收, 감출 藏
책 없는 나도 아는 글 별건가요
널어 놓은 날레도 적시면서 훈장은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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