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은 설레는 여행 같아요. 하하하."

뮤지컬 '셜록 홈즈'의 타이틀롤인 가수 겸 뮤지컬배우 김원준(38)은 12일 "가수는 오래해서 고향 같다면 뮤지컬은 늦게 시작해서 그런지 새롭다"며 즐거워했다.

'셜록홈즈'는 영국 소설가 아서 코넌 도일(1859~1930)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추리소설의 대명사로 통하는 이 작품의 수많은 시리즈 중 한밤중 런던의 저택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그린 '앤더슨가의 비밀'을 다룬다.

김원준은 사라진 여인을 찾기 위해 거액의 사례금을 들고 찾아온 앤더슨가의 세 남자와 함께 살인마를 뒤쫓는 '홈즈'를 연기한다.

1992년 1집 '모든 잠든 후에'로 데뷔한 김원준은 뮤지컬 '라디오 스타' 출연으로 오랜 공백을 깼다. 이후 '잭 더 리퍼'에 이어 '셜록홈즈'가 세번째 뮤지컬 출연작이다. "뮤지컬 늦깎이인데 매번 멜로가 없어 아쉽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다른 배우들보다 3주 가량 연습에 늦게 합류했다. 따라서 "하나하나 익히는데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다른 배우들이 도와줘 감사한다. 어떤 모습의 홈즈가 나올지에 대해서는 아직 물음표"라고 털어놓았다.

김원준은 뮤지컬 출연 외에 프로젝트 그룹 'M4' 멤버로도 활동 중이다. 탤런트 박소현(40)과 MBC TV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3'에도 나오고 있다. "그분(박소연)은 잘 있다"며 "촬영을 제외하고 자주 볼 수 없어 안타깝다"며 웃었다.

전작 '라디오스타'에서 김원준과 주인공 '최곤' 역에 더블캐스팅됐던 뮤지컬배우 송용진(35)이 이번 작품에서도 김원준과 함께 홈즈를 번갈아 맡는다.

송용진은 "홈즈와 나는 어떤 일에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부분이 닮았다"며 "원준이 형이랑은 '라디오스타' 때부터 친하게 지냈다. 나보다 신사적인 홈즈의 모습이 묻어나올 것 같다"고 기대했다.

사건의 중심인 '루시 존슨'은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합창단 편으로 주목받은 그룹 '바닐라 루시' 출신 배다해(28)가 맡았다.

이 작품으로 뮤지컬 데뷔하는 배다해는 "처음이라 다 힘들지만 가장 힘든 점은 루시의 감정선을 표현하는 것"이라면서 "최대한 이해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지만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의 감정을 밖으로 표출하려니 힘이 들더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뮤지컬 출연을 결정했지만 막상 연습에 들어가니 막막했다. 그러나 "주변에서 많이 도움을 준다"며 "자신감을 갖고 임하려 노력 중이다. 점점 뮤지컬의 매력에 빠져드는 중"이라고 만족스러워했다. 뮤지컬 '42번가'에서 '페기 소여'를 맡아 춤 실력을 인정 받은 정명은(31)이 루시 존슨을 번갈아 연기한다.

홈즈의 파트너이자 사건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제인 왓슨'으로는 뮤지컬 '마이 스케어리 걸'로 주목 받은 뮤지컬배우 방진의(31)와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앨런' 구민진(33)이 더블캐스팅됐다.

원작이나 영화에서 보통 남성으로 묘사된 왓슨이 여성으로 등장하는 것이 눈길을 끈다. 연출을 맡은 뮤지컬 창작공작소 레히의 노우성(38) 대표는 "원작의 왓슨은 독자와 같은 위치에 있는 캐릭터인데 공연에 그대로 녹이면 큰 의미가 없었다"며 "홈즈는 추리나 수사 외의 다른 부분의 능력은 전혀 없는 캐릭터다. 그런 모습을 채워주기 위해 왓슨을 여성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중창, 삼중창 등에서 남성들로만 이뤄지면 노래가 듣기에 무거울 수 있다"며 "음악적인 균형을 위해서라도 왓슨이 여성이라는 설정은 필요했다. 원작이 가지고 있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알렸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작곡가 최종윤씨는 "추리하는 부분을 음악적으로 어떻게 풀어낼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며 "멜로디가 많거나 또 리듬이 무조건 많아지거나 등의 부분을 조심하려 했다"고 귀띔했다.

'셜록홈즈'는 시즌제로 제작될 예정으로 이미 3편까지 기획 중이다. 이번에는 소극장 뮤지컬이지만 세 번째부터는 대극장에서 공연할 계획이다.

8월6일부터 9월25일까지 서울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1관에서 볼 수 있다. 대학로 무대에 오르기 앞서 29일부터 31일까지 안양 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4만~6만원. HJ컬처. 02-588-7708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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