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선에서 '대망론'이 급부상하고 있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아직까지 자신의 거취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그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더욱이 지난달 중순 지난 30년간 자신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했던 발자취를 담아낸 책을 펴낸 이후, 좀 더 적극적인 외부 활동을 계획하고 있어 정치행보에 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실 올 초만 해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의 행보는 '노무현 프레임'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지난 1월 노 전 대통령의 국가균형발전선언 7주년에 맞춰 마련된 기념행사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의 균형발전정책에 대한 세미나를 주관하거나, '차명계좌' 발언을 한 조현오 경찰청장을 노 전 대통령 및 유족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데 이은 '소환촉구 1인 시위' 등의 활동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이후 자신의 저서 '문재인의 운명'을 출판한 이후 다소 변화된 행보가 감지되고 있다.

문 이사장은 이 책에서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며 "그의 서거조차 그러했다. 나를 다시 그의 길로 끌어냈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은 유서에서 '운명이다'라고 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나야말로 운명이다"라고 언급해 이미 그의 역할론에 대해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킨 상황이다.

이 같은 시점에서 문 이사장의 행보가 관심을 끄는 것은 이번 주 그가 좀 더 색다른 행사로 전면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문 이사장은 책 출간을 계기로 '우리들의 운명'이라고 이름붙인 북 콘서트는 오는 29∼30일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열 계획이다.

행사에는 문 이사장 외에도 양정철 노무현재단 운영위원, 오연호 오마이뉴스 편집장, 김어준 딴지일보 총재,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 등이 나와 대담을 나누고 인디밴드들의 공연도 이어진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문 이사장이 "책에서 못 다한 이야기와 책을 읽고 궁금해하는 이야기를 함께 나눈다"는 입장이다.

물론 이 저서 자체도 '노무현의 울타리'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닌 만큼 아직까지 그의 의중을 예단하긴 어렵지만, 이 같은 행사를 통해 자신의 생각에 대한 목소리를 낼 예정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더욱이 문 이사장은 최근 언론을 대하는 모습에 있어서도 눈길을 끌었다. 이달 초 한 방송사와 인터뷰를 가진 뒤 나온 '문재인 대망론'에 대한 보도와 관련, 취재 의도에 대해 의문을 적극적으로 제기한 부분이다.

당시 방송 보도에서는 문 이사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실으면서 "내 자신이 선수가 될 가능성 이런 것은 아예 생각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언급을 비롯해 일부 내용만을 인용한 뒤, 과거 유력 대권후보였던 정운찬·고건 전 총리가 중도 하차했던 이유에 대한 한 교수의 발언을 함께 담았다.

이에 노무현재단 측에서는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고 "인터뷰의 진실을 밝혀달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계속된 고사 끝에 간곡한 요청으로 어렵게 인터뷰가 이뤄진 가운데 1시간40분 가까이 걸린 인터뷰 내용에서 2분도 안 되는 방송분량만 발췌됐고, 수많은 답변 가운데 당사자가 가장 피하고 싶어 했던 '대선 출마'에 대한 답변만을 인용했다는 주장이었다.

특히 기사의 결론에서 '현실 정치에서 혹독한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선주자로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는 멘트와 함께 정운찬·고건 전 총리의 중도하차 이유를 이어 붙인 점도 의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재단 측은 "문 이사장 본인이 대단히 신중하게 밝힌 자신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무시했다"며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더 나아가 그걸 기정사실화시킨 후 반박하고 망신을 준 건 무례하기까지 하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문 이사장 측이 최근 불거져나오고 있는 '대망론'을 둘러싸고 상당히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은, 이에 대한 고민이 없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는 부분으로 해석된다. 그의 측근도 문 이사장에게 이 같은 고민이 없지 않다는 점을 시사했다.

아울러 내용을 떠나 이처럼 인터뷰와 관련해 적극적인 입장을 보인 자체가 '정치적인 활동'으로 읽힐 수도 있는 부분이다.

안영배 노무현재단 사무처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당시 인터뷰에 대한 반박과 관련, "그날 주제가 대선과 관련된 것은 아니었는데, 굳이 (대선에 관한 입장을) 물어보니 대답한 것만 갖고 기사화했다"며 "그러다보니 결론을 어느 정도 내려놓고 거기에 맞춰 인터뷰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망론'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원해서 발언한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어차피 다른 보도들도 다 그 부분을 관심 있게 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그걸 항의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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