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가점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논란이 계속 일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 지방공무원 공개경쟁 필기시험 성별합격자에서 참으로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 결과가 나와 이제 제주도가 명실상부한 '여다의 섬'이 됐는가 생각치 않을 수가 없게 됐다.

물론 초등학교 교사에서 이미 여교사가 차지하는 비율이 70%이상을 넘어선지가 오래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일반직 공무원에서도 '여성의 실력'이 남성을 압도하고 있어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이번 채용시험에서 가장 상위직급이라고 할 수 있는 행정직과 교육행정직 9급에서 여성 합격자가 80명인데 비해 남성은 53명, 반면 가장 하위직급인 10급, 그것도 기능10급 조무직에서는 남성합격자가 50명인데 비해 여성합격자는 6명이라는 것이다.

전체 합격자에서는 남성이 127명이며 여성은 111명이다.

그런데 이들 남성합격자들은 거의가 하위직급에 포진해 있는데 반해 여성은 상위직급에 자리를 선점하고 있다.

출발부터가 가히 '여성상위'이고 '남성하위'가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이같은 연유가 어디에서 비롯되고 있는가.

남성들이 군대의 '허송세월'만 탓 할 수가 있을 것인가.

그렇다면 행정9급 장애그룹에서 조차도 남성 합격자는 없고 여성합격자만 있다는 것은 무엇으로 설명을 해야 할 것인가.

그들은 병역문제에서는 기회가 같다.

그런데 이같은 병역과는 하등 관계가 없는 그룹에서도 여성이 앞섰다면 분명 어딘가 남성들 의식에 허술한 구석이 있기 때문은 아닌가 한다.

물론 병역문제로 남자들이 여건이 불리 한 것은 맞다.

그러나 그러한 여건을 탓하기 보다는 '의식의 변화'에 문제가 있다고 여긴다.

제주도 속담에 '소로 태어나지 못하면 여자로 태어난다'라는 말이 있다.

'남존여비(男尊女卑)'사상의 대표적 말이다.

오늘 현재 대학생 절반이 여학생이 차지하고 있으며 고등학교의 경우는 취학에서 이미 남성 취학율을 앞서고 있다는 것은 남자들이 아직도 이같은 낡은 사고에서 헤어나지 못한 자만(自慢)이 우리사회에 뿌리 깊게 남아 있는 탓은 아닐까.

고교취학율은 2001년 부터 여자가 남자를 앞서기 시작하고 있다고 교육연보가 밝히고 있다.

지난해 고교취학율은 여자가 93.3%인데 비해 남자가 92.9%로 남자가 여자에게 취학율에서 떨어지고 있다는 통계다.

고등학교 교육에서 부터 뒤쳐지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은 또 무엇으로 설명을 해야 할 것인가.

'핑게 없는 무덤이 없다'는 말처럼 군대가서 소위 '허송세월'을 했다는 말도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책임전가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는 생각이다.

소위 '남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말이다.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사회에도 '남탓'으로 돌리는 경우는 허다하다.

세가 불리 할 때는 '그렇다'고 하다가 세가 유리해 지면 '아니다'로 돌변, 책임을 다른 데로 돌리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뜻이다.

'해군기지 주민투표'도 그렇다.

1년전 해군기지 반대단체들은 분명히 '주민투표'를 반대했다.

당시는 세가 불리한 것으로 여겼는지 그랬다.

그런데 '위미1리 해군기지 찬성'분위기가 반전 되는 듯 하고, 또한 공군전투기대대문제가 터져 여론의 세가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판단에서인지는 모르나 이제는 '주민투표'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또한 우유부단을 말하다가 '결단'을 내리면 '잘못 됐다'고 하고 있는 것도 그렇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 것'인가 라는 말처럼 핑게는 대려면 앞서 말한 속담의 '무덤수' 만큼이나 수도 없이 많다.

일관성의 문제이다.

일관성이 있다면 그것은 '핑게'가 아니다.

그때는 정당성을 담보하는 '이유'가 된다.

그 정당성이 담보된 이유만이 '책임 전가'로 평가가 되지 않고 '그렇다'는 수긍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남자가 공무원 시험에서 '하위직급'에 머물고 여자가 '상위직급'에 포진하는 이유도 군대의 '허송세월'로 책임을 전가하는, 정당성을 부여 받는 데는 '핑게에 불과'한 자존심의 문제는 아닌가도 생각히 볼 문제다.

아직도 우리에게는 '잘 되면 내 탓, 안 되면 조상 탓'으로 자신을 합리화 하는 습성속에 자신을 안주시키려는 알팍한 속성이 남자들에게 남아 있는 것은 아닌가.

남자들, 그러지 않아도 40대 사망률이 가장 많은 나라에서 사는 고개숙인 남자들의 설 자리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그러면서 '군대 허송세월'쯤에 핑게를 대다 보면 더 설 자리가 좁혀 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입학률이, 그것도 여자들이 수석을 하며 대학에 절반이 합격하는 것은 무엇으로 핑게를 댈 것인가.

핑게는 비겁한 책임전가일 뿐이다.

최근 딸이 베게를 들고 아버지에게 '싸나이가 말이야'라는 말을 하는 광고를 보면서 느끼는 것이다.

팔 굽혀펴기 멏번 못하고 딸에게 무시당하는 아버지 꼴이 되지 않으려면 실력을 길러야지, '여건'을 찾아 책임을 전가해서는 앞으로 여성들 심부름 꾼 밖에 안된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싸나이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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