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도 법적으로 금지된 카스트 제도가 난데없이 영국에서 논란의 초점으로 떠올랐다. 불가촉천민 출신 남성 변호사와 결혼한 변호사 부부가 '금지된 사랑'을 이유로 일하던 법률회사에서 해고된 후 카스트에 따른 차별 대우라며 버밍엄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때문이다. 영국 데일리 메일 17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에서 이러한 소송이 제기된 것은 처음이다.

코번트리의 헤르 마낙 법률회사에서 일하던 비제이 베그라지(32)와 아마르딥 베그라지(33) 부부는 2008년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했다. 문제는 남편 비제이는 소위 말하는 불가촉천민 출신인데 반해 아내 아르딥은 그보다 높은 신분이라는 것이었다. 이때문에 아마르딥은 결혼을 앞두고 회사로부터 비제이와 결혼해서는 안 된다는 압력을 받기도 했다.

아마르딥은 비제이와 결혼한 후 회사에서 자신의 업무량은 늘어나고 지원은 줄어들었으며 임금도 다른 동료들에 비해 적게 받았다고 밝혔다.

그래도 이들 부부는 이를 견뎌내며 일을 계속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남편 비제이가 7년 간 일해온 법률회사에서 쫓겨난데 이어 아마르딥도 지난 1월 회사로부터 해고됐다.

지난해 비제이가 회사에서 쫓겨난 뒤 이들 부부는 영국 하원에 카스트에 따른 차별을 인정해줄 것을 청원했다. 지난 1월 아마르딥마저 해고된 후 이들은 버밍엄 법원에 카스트제에 따른 차별과 불법 해고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테레사 메이 영국 내무장관은 현재 영국 평등법에 카스트를 이유로 한 차별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영국 전체 인구 가운데 인도계는 약 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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