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21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4일 치러지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참여율이 투표함을 열어볼 수 있는 최소여건인 33.3%에 미치지 못할경우, 시장직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오 시장과의 일문일답.

-조건을 달고 시장직을 사퇴하는 건지 아니면 단순히 33.3%에 미치지 못하면 사퇴하는 건지. 일정수준의 투표율에 도달하면 사퇴하지 않겠다는 건가.

"물론 투표율이 미달하게 되는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승리하게 되면 위대한 시민여러분의 승리고 안 되면 제 책임이다. 투표율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제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당에서 상당히 반대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최종적으로 왜 결단을 하게 됐는지?

"그 동안에 당과의 조율을 통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해가 되신 분도 끝내 의견을 달리 하신 분들도 남아있다. 실제로 생각하는 판단의 근거가 다르면 그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주민투표를 저는 원칙과 가치를 지켜내는 투표라고 생각한다. 원칙과 가치를 지켜내는 데는 희생이 따를 수도 있다. 그러나 특정 정책 사안을 놓고 판단하는 것으로 의미를 낮추어보는 견해도 공존한다. 주민투표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기 때문에 의미와 판단에 대해서도 의견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주민투표는 모양은 저소득층 위주의 급식을 하느냐 부자들에게도 급식을 하느냐의 모양을 띠고 있지만 분명 그 뜻은 저소득층에게도 복지를 하느냐 부자들에게도 복지를 하느냐의 의미를 띠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함께 마음을 모으는 것이 유권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투표율이 33.3%를 넘으면 사퇴하는 건지, 투표가 무산되지 않고 개표가 됐지만 승리하지 못했어도 사퇴를 하는 건지?

"투표율이 33.3%에 도달을 해서 개표를 한 다음 그 뜻이 제가 뜻하는 바대로 되지 않는다면 책임을 지겠다. 또 투표율이 되지 않아 개함이 되지 않는 상황에 대해서도 시장직을 걸겠다."

-서울시민에게 이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하는지?

"서울시의 복지체계는 어려운 분들에게 혜택이 많이 갈 수 있도록, 그 어려운 과정에서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더 열심히 노력하실 때 혜택이 갈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있다. 그런데 전면무상급식은 현금보조식의 복지다. 이는 기존서울시의 자립자활복지정책과 어우러질 수 없다. 따라서 만에 하나 이번 투표에서 이러한 시도를 막아낼 수 없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면 제 철학과 소신과 배치되는 정책을 강요당하는 셈이 되고 그렇게 되면 원래 저의 철학과 소신에 따라 마련된 복지정책이 흔들리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고민해 왔다. 이 점이 시장직 사퇴를 고민한 이유다."

-오세훈 시장은 모든 것을 걸었는데 주민투표를 반대하는 측에서 이에 상응하는 책임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민주당을 비롯한 투표에 참가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반대진영 측에서는 어떠한 책임을 져야 할까?

"투표불참운동을 벌이고 있는 진영은 과연 책임이 없느냐는 취지의 질문인 것 같다. 이분들이 함께 투표율미달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은 이미 유권자여러분들이 알고 계신 사안이다. 저 아닌 반대진영에서 져야 할 책임에 대해 굳이 제가 언급할 필요는 없다. 아마 역사 앞에 두고두고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민주주의의 꽃인 직접민주주의 주민투표가 있을 때마다 불참운동을 벌였던 사람들은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퇴시점은? 이번 달 안에 사퇴하는지 9월중인지?

"사퇴시점은 아직 말씀드리기 이르다. 아직 투표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투표결과가 마치 제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나갈 것을 예상해서 사퇴시점을 말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당의 만류를 뿌리치고 시장직을 건 것은 당의 바람을 저버린 것이 아닌가. 당이 총력전을 벌여 시장을 도와줄 것인지 아니면 실망해서 도와주지 않을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총력전을 펼쳐주시리라 생각한다. 이번 주민투표 33.3%를 달성하는 것은 모두가 예측하는 것처럼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한쪽 진영에서 거세게 불참운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렇기에 한나라당이 함께 최선을 다해줄 것으로 믿는다. 실제로 지난 1, 2주일 동안 하루가 다르게 한나라당의 적극적인 투표운동이 효율적으로 열정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아마도 오늘 이후에도 훨씬 더 마음을 모아서 뛰어주실 것으로 생각한다."

-홍준표 대표 등 한나라당 수뇌부와 연쇄회동에서 여러 가지 협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오늘 결정은 한나라당과 협의를 거친 것인지, 아니면 (오 시장)단독으로 결정한 것 중 어느 것으로 봐야 하는가?

"그 동안에 조금 더 입장을 정리해 발표를 하고 싶었으나 협의를 하는 과정 때문에 일정이 조금 늦어졌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조율하는 데에 시간이 걸렸다. 지금 이 시간까지 합의가 완전히 이루어졌다고는 말씀을 못 드린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결정에 대해 충분히 말씀을 드렸고 당 관계자들과 서울시 소속 국회의원들과 협의를 거치고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절실한 마음이 일주일 전에 비해 훨씬 전달이 된 상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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