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지역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2206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실시된 가운데 출근시간 이후 투표행렬이 줄어 투표소마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각 투표소에는 전면적 무상급식보다는 단계적 무상급식에 찬성하는 유권자와 50~60대 이상 장년층·노년층 유권자들의 발길이 꾸준했다.

반면 직장인들의 경우 아침 출근시간대에 '반짝' 몰린 이후 점심시간이 지나서까지 비교적 투표 참여가 저조했다.

이날 이른 아침 투표소에서는 보수 장년층과 출근길 직장인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여의동 제2투표소가 차려진 여의도여자고등학교의 투표참관인인 이규창(65)씨는 "투표가 시작된 오전 6시께부터 투표 참가자들이 꾸준히 오고 있다. 줄이 길게 늘어서지는 않았지만 한 표를 행사하려는 시민들이 계속 오고 있다"며 "대부분 연령대가 높은 보수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투표소에서는 투표권을 가진 자녀의 손을 이끌고 나온 부모들과 고령자들의 참여가 적극적이었다.

어머니와 함께 나온 직장인 안모(28)씨는 "무상급식 자체가 나쁜 발상은 아니라고 보지만 무조건적인 퍼주기식은 예산낭비라고 생각한다"며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가락2동 제5투표소인 송파중학교에서 한 표를 행사한 류모(54)씨는 "투표율 3분의 1을 넘기는데 보탬이 되고 싶어 나왔다"며 "아마 투표율 33.3%는 넘지 않지 않을까 한다"고 예상했다.

주부 정연옥(64·여)씨는 "당연히 투표해야 한다. 투표율 33.3%를 못 넘으면 안된다고 해 바쁜 와중에 짬을 내서 왔다"고 말했다.

여의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한 장석교(68)씨는 "지금도 살기 힘든데 여기저기 퍼주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다 죽으라는 것인가. 경제도 안좋은데 자꾸 세금 올리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들과 며느리를 이끌고 나와 혜화동 제2투표소를 찾은 김모(62·여)씨는 "투표는 반드시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아들과 며느리를 모두 데리고 나왔다. 야간에 장사를 해 잠을 자야하는 시간인데도 투표를 하기 위해 부랴부량 나왔다"며 단계적 무상급식에 찬성 의사를 보였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투표 참여가 저조해 개표 조건인 '투표율 33.3%'를 넘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특히 유권자들이 투표소를 많이 찾는 점심시간대에도 각 투표소마다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 이날 오후 3시 현재 전체 투표율은 18.4%로 집계 돼 제5회 지방선거 39.9%, 4·27중구청장 재보선 22.4% 등 같은 시간대 투표율과 비교해 낮은 수치를 보였다. 2008년 교육간 재보선 9.6%보다는 높았다.

가락2동 제5투표소에 나온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출근길 시민들과 어르신을 중심으로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지난 총선 및 대선 때와 비교하면 한산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투표한 혜화동 제2투표소 역시 오후 들어 4개의 기표소가 한꺼번에 다 찬 적이 없어 썰렁한 모습이었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것도 일종의 권리행사로 보고 투표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유권자들도 있었다.

직장인 이민경(26·여)씨는 "무상급식은 이미 지난 지방선거 때 시민들에게 인정받은 정책 아닌가. 오 시장이 굳이 주민투표 발의에 앞장서고 시장직까지 건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대단한 결단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액션을 취한 것 같아 투표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점심시간에 투표소 앞을 그냥 지나친 직장인 박현선(32·여)씨는 "무상급식에 대해 찬반을 묻는 것도 아니고 말장난을 하면서 정치적 신임을 묻는 정치투표로 전락한 경향이 있다"며 "투표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직장인 조재민(39)씨는 "부모의 경제적 능력으로 아이들을 편가르기 하는 것 같아 전면적 무상급식에 찬성한다"며 "투표를 하지 않음으로써 또 다른 유권자의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투표는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 개표하려면 투표율이 3분의 1(33.3%, 279만5761명)을 넘겨야 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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