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3일 여야 국회의원들은 귀성활동을 벌이며 청취한 지역주민들의 민심을 전하면서, 당장 한달여 앞으로 다가 온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내년 총선을 걱정했다.

특히 집권 여당 의원들은 경기침체와 물가폭등을 비롯한 여러 악재들로 인해 지역주민들의 원성이 높아 특단의 대책마련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의원들은 한 달여 남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민심부터 꺼내놨다.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서울 중구)은 "높은 물가로 고생하는 서민들의 불만이 많았다. 나뿐만 아니라 다들 비슷비슷한 이야기들을 들었을 것"이라며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정치권에 '그만 좀 싸우라'는 이야기도 많이 하셨다"고 전했다.

같은 당 고승덕 의원(서울 서초을)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원순 변호사의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며 "처음에는 부동층에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았지만 두 사람의 단일화를 야당의 단일화로 인식한 부동층이 다시 (한나라당으로) 돌아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김희철 의원(서울 관악을)은 "오세훈 전 시장의 실정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며 "수재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해서는 안 될 주민투표를 한 것에 대한 실망과 함께 '한나라당은 후보를 내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당 김성순 의원(서울 송파병)은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지적하는 가운데 특히 물가문제와 부자감세, 대기업 편중현상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이었다"며 "서울시장 선거도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우세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같은 당 전병헌 의원(서울 동작갑)은 "매년 빠짐없이 지역순방을 해왔지만 올 추석시장은 눈대중만으로도 사람들이 부쩍 줄어 들었고 지역주민들은 반가운 인사가 끝나기 무섭게 불만을 쏟아냈다"며 "추석 연휴기간 느낀 생활현장에서 물가폭탄의 피해는 생각보다도 훨씬 크고 절실했다"고 토로했다.

반면 '안철수 신드롬'은 위력적이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한나라당 김성회 의원(경기 화성갑)은 "경제사정이 어려운 탓인지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감과 관심이 높았다"며 "언론여론조사 결과와 같이 안 교수의 인기를 체감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같은 당 김학용 의원(경기 안성)은 "서민경기를 살려달라는 하소연이 많았다"면서 "안 원장의 인기가 민심의 화두는 아니었다"고 했다.

민주당 박기춘 의원(경기 남양주을)은 "(안 원장이)신선한 부분이 있지만 정치에 입문해 비바람을 맞게 된다면 단점이 드러날 것이고, 그러면 곧 거품이 사라질 것이라는 진단이 많았다"고 했다.

같은 당의 이찬열 의원(경기 수원 장안)은 "주민들이 경제가 어렵고 팍팍하다 못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아예 입을 닫았다"며 "안 원장에 대해서는 아이들이나 가르치지 왜 정치에 들어오려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주류였다"고 말했다.

민생과 경제를 지적하는 지역주민들의 걱정은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였다.

한나라당 이진복(부산 동래) 의원은 "시장 구석구석 다 둘러봤지만 다들 구경만 하다 가버릴 뿐 물건을 사는 사람은 별로 없다"며 "반복적으로 듣는 이야기가 물가 폭등이었다"고 전했다.

민주당 노영민(충북 청주을) 국회의원은 "상인들은 장사가 안된다고 하소연하고, 서민들은 장보기 겁난다는 말을 하더라"며 "취업난을 반영하듯 취직을 청탁하는 지역구민들도 예전보다 훨씬 많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정범구(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국회의원은 "경기불황에 살인적인 물가고까지 겹쳐 서민들의 고충이 심해졌다"며 "이명박 정부 들어 '가진 자'를 위한 정책을 펴는 바람에 없는 사람은 더 살기 힘들어졌다고 토로하는 주민들이 많았다"고 했다.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데 따른 불만은 자연스레 정치권으로 옮겨갔다.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부산 서구)은 "경제정책에 대한 불만과 함께 당의 변화와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며 "보수에 대한 지지층이 한나라당에 대한 신뢰를 보류하고 있는 것은 반성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송광호(충북 제천·단양) 의원은 "과거엔 여야가 싸우더니 요즘은 '당내분쟁'이 유독 심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나라당은 말그대로 '개판싸움'하고 민주당은 주류·비주류가 싸운다는게 주민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라며 "이런 당내분열상이 '안철수 신드롬'을 만드는 기폭제가 된 것인데, 당과 당은 대결한다고 해도 당내에선 결속된 모습을 보여야 돌아선 민심을 되돌릴 수 있을 것이란 질책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윤석(전남 무안·신안) 의원은 "지역민들은 내년에 정권을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최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불협화음하는 모습에 실망과 함께 내년 총선과 대선을 승리하기 위해선 정신차려야한다는 주문을 했다"고 밝혔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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