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공연 예정인 그룹 '카라'의 박규리(23) 주연 한국 창작뮤지컬 '미녀는 괴로워'가 암초를 만났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현지 출판사 고단샤(講談社)는 '미녀는 괴로워'가 자신들이 출판한 원작만화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14일 도쿄지방법원에 공연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신청을 냈다.

뮤지컬이 원작자 동의없이 공연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일본 만화가 스즈키 유미코(鈴木由美子)의 만화 '미녀는 괴로워'(원제 '간나상 다이세코데스')는 1997년 발매된 이래 300만부가 넘게 팔렸다.

2006년 국내에서 탤런트 김아중(29) 주연의 동명영화로 만들어질 당시 고단샤와 한국 영화제작사 간에 '원작사용' 계약을 했다. 그러나 2008년 뮤지컬로 제작될 때부터는 "원작과는 줄거리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저작권 사용 계약을 맺지 않아도 된다"는 국내 제작사 KM컬처와 "영화처럼 뮤지컬도 당연히 저작권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고단샤의 입장이 맞서왔다.

KM컬처의 법적 대리인인 법무법인 두우의 최정환 변호사는 "만화는 대학교가 배경이고 영화는 가요계가 배경이다. 주인공이 전신성형을 했다는 것을 빼고는 두 장르의 줄거리는 전혀 다르다"며 "내부에서 뿐 아니라 일본 저작권 관계자를 통해 법적 검토를 거친 만큼 큰 문제가 없으리라 본다"고 밝혔다.

현지 공연을 주최하는 쇼치쿠(松竹)사도 저작권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 공연을 준비 중이다.

영화와 뮤지컬은 놀라운 가창력을 지녔지만 뚱뚱한 외모 때문에 다른 가수에게 목소리를 빌려주며 삶을 꾸리던 '강한별'이 어느날 미녀로 변신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다. 만화는 대학 구내식당에서 일하는 뚱뚱한 여학생이 선배와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다.

앞서 KM컬처와 쇼노트, CJ E&M 등 한국 제작사는 7월29일 도쿄 요쓰야 한국문화원에서 박규리를 비롯해 가수 겸 뮤지컬배우 바다(31), 탤런트 이종혁(37), 탤런트 겸 뮤지컬배우 오만석(36), 일본에서 인기 높은 그룹 '초신성'의 성제(25) 등 주연배우들이 참가한 가운데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당시 2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10월8일부터 11월6일까지 오사카 쇼시쿠좌 극장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이후 11월26일부터 2012년 2월19일까지 서울 대학로 CJ아트센터 개관기념작으로 공연한 뒤 중국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 투어에 나선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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