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면산 산사태 원인 조사결과가 무상급식 주민투표일인 지난달 24일 이전에 나왔지만 서울시의 요청으로 발표가 연기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정형식 우면산 산사태 원인조사단장은 15일 시청 브리핑실에서 7월 발생한 우면산 산사태는 집중호우와 높은 지하수위, 토석과 유목에 의한 배수로 막힘 등으로 인한 '천재(天災)'라는 최종조사결과를 발표했다.

7월26일 오후 4시20분부터 다음달 오전 7시40분까지 서초와 남현에 각각 230mm, 266.5mm 내린 호우로 지반이 약화된 상태에서 이후 1시간 동안 85.5mm, 112.5mm가 추가로 내림에 따라 산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결론은 지난달 19일 최종회의를 개최하는 과정에서 내려졌지만 조사단은 발표를 미뤄온 것으로 확인됐다.

정 단장은 발표가 끝난 후 발표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처음 기자회견(중간발표)을 할때는 10일 뒤에 하려고 했지만 서울시의 스케줄 때문에 늦춰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민투표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서울시가 발표 연기를 요청했다"며 "서울시가 촉박한 일정을 이유로 요청한 자료를 제때 제공하지 않았고 더 정밀한 조사를 위해 추가시간도 필요했던 만큼 이를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서울시가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끼칠 영향을 고려해 발표를 지연시켰다고 지적했다.

염형철 서울환경연합 서무처장은 "객관적인 사실을 밝히고 대책을 세워야할 서울시가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뒤로 내팽개치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위해) 정치를 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는 우면산 산사태 원인과 이후 대책을 함께 발표하기 위해 연기를 요청했을 뿐 정치적 고려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민투표 때문이 아니라 산사태 원인과 시민들이 납득할만한 대책을 함께 발표하기 위해 연기를 요청한 것"이라며 "당시에는 원인만 있고 대책은 없는 가분수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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