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서울시장 후보들이 본격적인 경선을 앞두고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4파전'으로 압축된 민주당 경선후보들은 공약을 내놓거나 출마에 대한 결심을 밝히는 등 저마다 바쁜 일정을 짜는 한편, 박원순 변호사는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는 등 점차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 천정배 최고위원은 16일 서울시의회에서 "사실상 내년부터 모상보육을 실현하겠다"며 아동수당 도입을 골자로 한 보육공약을 발표했다.

만5세 이하의 모든 영·유아 약 50만명에게 월 평균 보육비(교육비 포함)의 20%를 '아동수당'으로 지원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정부가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하려는 무상보육을 서울시에서는 사실상 2012년부터 앞당겨 실현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재원은 올해 서울시 예산 중 삭감하거나 재검토해야 할 예산이 약 8000억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하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서울시내 어린이집 약 4000곳, 유치원 800여곳 등 보육·교육기관 및 교직원에 대해 연간 2000억원을 투자해 시설 및 교직원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를 통해 "서울을 아이 키우는 집으로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천 최고위원은 앞서 지난 9일 서울시 선관위에도 예비후보 등록을 마쳐 일찌감치 경선 행보에 돌입했다.

전날 가장 마지막으로 당 내 후보 등록을 마친 추미애 의원은 이날 국회가 아닌 서울시의회에서 공식 출마선언을 하고 전면에 나섰다.

추 의원은 이날 출마선언문을 통해 "이제 변화의 열망을 담을 새로운 그릇이 필요하다"며 "시민을 주인으로 섬기겠다고 말하면서도 사람에 대한 투자는 외면한 채 토목과 디자인에만 투자하는 가짜서울은 이명박, 오세훈 시장으로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짜서울을 만들기 위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다"며 "가짜서울 세력과 맞서 반드시 서울시장을 되찾아오겠다"고 약속했다.

추 의원은 또 "정책개발, 예산분배, 시정감시 등에 시민 참여를 대폭 확대하겠다"며 "시민의 대표인 시의회와 항상 소통하고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엄마서울'을 내세운 박영선 정책위의장도 이날 적극적인 일정에 돌입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이날 낮 후보로서의 첫 일정으로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하늘초등학교를 방문해 급식을 하고 교직원들과도 간담회를 가졌다.

박 정책위의장은 이번 선거가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인해 촉발된 만큼 첫 일정으로 학교 급식현장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날 오후에는 서대문을 지역위원회와 홍제동 '개미마을'을 방문해 지역주민들을 만나 재개발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들었다. 박 정책위의장은 앞서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는 그동안 맡고 있던 정책위의장 자리를 내놓겠다는 뜻도 밝혔다.

신계륜 전 의원도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 참석과 함께 일정에 돌입했다. 신 전 의원은 이날 선거대책본부 등을 구상하고 현재 준비 중인 정책에 대해 검토했다.

신 전 의원은 앞서 전날 후보 등록을 마친 뒤에는 진보개혁모임에 참석한 뒤 관악구 및 금천구의 기초의원 및 당원 등과 간담회를 갖고 자신의 출마 이유를 밝혔다.

야권 통합후보 선출 때 민주당 후보와 경쟁하게 될 박원순 변호사도 이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면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박 변호사는 이날 오전 10시께 대리인을 통해 서울시 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선거사무실 설치와 외벽 현수막, 간판, 현판 설치, 명함 제작 및 배부, 어깨띠 착용, 인터넷 홈페이지·전자우편·전화·문자메시지 등을 이용한 선거운동이 가능하다.

이날 박 변호사는 동영상을 통해 서울시민들에게 인사말도 전했다. 박 변호사는 "서울시는 시장 혼자서 만들 수 없다. 시민 여러분과 함께 함으로써 시민이 행복한 서울, 기본이 바로 선 서울을 만들 수 있다"며 "진심을 다해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오후에는 지하철을 타고 매봉역에서 광화문역까지 이동하면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아울러 선거 캠프 대변인으로 전 국가인권위원회 정책자문위원 및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 등을 역임한 송호창(44) 변호사를 이날 선임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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