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영교통과 삼영교통노조는 서로의 '원칙'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삼영교통측의 원칙은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노조는 노조사무실과 노조전임자를 인정해 달라고 하는 '원칙'에서 맞 닥뜨리고 있다.


삼영교통과 노조는 이외문제는 당국의 중재로 8월달에만도 3차례나 협상을 벌여 26개 조목에서 24개는 합의를 봤으나 이 두문제에서 물러서지 않아 노조가 삭발을 하는 지경까지 오게 됐다.


 


이 문제를 놓고 지난 24일 회사와 노조측은 다시 협상을 시작했다.


노조는 이날 협상을 하기 전 이미 준법투쟁을 벌여 오던 파업을 전면파업으로 변경, 오전 운행이 일부 노선에서 차질을 빚기도 했다.


회사측은 휴무에 들어간 기사들을 급히 출근시켜 노조원들의 전면파업으로 세워진 버스를 운행, 운행이 재개 됐으나 버스를 이용하는 학생들과 시민들은 갑작스런 결행으로 발만 구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당국도 부랴 부랴 전세버스 투입을 검토하는 보도자료를 내 사태를 수습하려 했다.


이런 와중에 다시 하오 3시부터 노사가 자리를 함께 해 협의를 했으나 회사측의 노조전임자와 노조사무실 불가 원칙을 천명, 무산됐다.


 


노조 없이 20여년 이끌어 온 삼영교통측의 노조 불인정 '원칙'과, 노조는 인정돼야 하며 이의 전제조건으로 노조사무실과 노조전임자를 요구하는 노조측 '원칙'이 맞서 협상은 멀어지고 있다.


 


이미 노조는 삭발을 하며 '끝까지 투쟁'을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29일까지 시한을 정해 이에대한 회사의 입장표명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이행치 않을 경우 모든책임은 회사에 있다고 몰아 부치고 있다.


 


그러나 회사의 입장은 요지부동인 것 같다.


심지어 '회사가 문을 닫는 한이 있어도 인정치 않을 것'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회사입장이 강경한 쪽이다.


 


노조는 준법투쟁으로 8시간을 근무하기 위해 출근을 했던 회사와의 유대마저 끊고 전면파업으로 맞대응을 하고 있다.


회사측은 이들의 전면 파업으로 빈자리를 휴무기사들을 동원, 운행을 하고 있다.


제주도도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전세버스 투입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삼영교통측은 회사의 모든 인력을 동원, 운행이 정상화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고 있는 반면 전세버스를 투입할 경우 노조가 반발 할 것을 우려, 전세버스 투입을 놓고 저울질 하는 당국, 이것이 요즘 상황이다.


 


결국은 무엇인가.


시민의 발을 볼모로 잡고 벌이는 '원칙'의 충돌이다.


노조가 29일을 협상시한으로 정한 것도 9월부터 시작되는 학교의 개학을 앞둔 포석이다.


당국의 전세버스 투입 검토도 이같은 상황때문이다.


삼영교통이 휴무기사들의 휴무를 없애고 운행에 투입하겠다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전면'개학'을 앞두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상황'이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필요조건'은 될 수 있으나 '충분조건'은 될수 없는 것이 문제다.


노조는 '우리 없이 해보라'라고 하는 반면 회사측은 '노조원이 없이도 운행은 한다'라는 '여건 불확실'이 문제이다.


차라리 '전부'아니면 '전무'식이었다면 협상이 쉬웠을 수도 있는데 그러지 못해 협상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현재 파업을 하는 노조원은 57명, 회사에는 전체 174명의 기사들중 27명의 제주-서귀포간 리무진 버스기사를 제외한 117명의 비노조 기사가 있다.


 


2월부터 시작된 양측협상은 계산은 했을데로 했을 것이다.


모든 법적대응까지도 염두에 두며 했을 것은 명백하다.


그러나 계산법에서는 미숙했다.


'현실'과 '명분'에서 양측은 계산을 잘못했다.


우선은 '볼모'를 잡고 협상을 벌인다는 것이 명분에서 약하고, 노조원 수를 감안하지 않은 것과 '원칙'고수의 강경도에서 양측은 계산을 잘못했다.


 


결국은 '노조의 강도'를 회사측이 간과한 실책과 '회사전통의 강도'를 밀어부치면 된다고 생각한 노조의 계산착오가 오늘 빚어진 결과다.


양쪽 다 안이하게 생각한 실책이 '진퇴유곡(進退幽谷)'에 빠지도록 한 결과이다.


깊은 계곡 돌아 설 수 없는 길에서 둘이 만났다.


이제는 '명분'아니면 '실리'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게 됐다.


 


'한국인 인질'두명씩이나 살해를 하면서 그렇게 강경하게 나오던 아프카니스탄의 탈레반도 인질을 볼모로 삼은지 40여일 만에 '인질 교환'이란 원칙에서 '명분'을 퇴색시켜 가고 있다.


 


그런데 삼영교통과 노조의 대립은 시간을 너무 오래 끌었다.


시간이 지나면 '원칙'도 '명분'도 퇴색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탈레반도 지금은 '명분'보다는 '실리'를 찾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것을 잘 생각해야 '사는'길이 열린다.


양측 모두 지금은 어디에 비중을 두어야 할 것인가를 잘 생각해야 한다.


너무 강하다 부러지는 것 보다는 휘어지는 것도 '상생'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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