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의 메시지

평화라는 것은 크게 전체적으로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은 부분인 개인적으로 이루는 것이 어쩌면 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안보라는 것 또한 작은 부분인 개개인들을 지키지 못하면서 전체적인 부분인 국가를 지킨다는 것은 의미가 없는 안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국민의 동의를 바탕으로 한 안보와 평화가 정의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국민의 동의를 무시하고 이루어지는 정책은 어떠한 경우라도 타당성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모래알 하나하나가 시멘트 속에서 잘 결합되어 굳어져야 건물이 튼튼하게 지어지는 것처럼 국민의 동의는 시멘트처럼 단단한 결속과 추진력을 동시에 제공하는 가장 뛰어난 접합제의 역할 뿐만 아니라 마르지 않는 원천적 에너지가 되어주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개개인의 권리를 내팽개치며 구성된 사회는 사상누각에 불과합니다. 허물어 질 수밖에 없는 결속력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추진력이 결여된 사회입니다.

지금 현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러한 모습들을 보여 왔습니다. 제주해군기지 문제는 이러한 문제가 총집결되어 있는 양상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아비규환 속에 주민들을 몰아넣고 지어지는 해군기지가 '평화의 섬' 제주의 취지에 맞겠습니까?

첫 단추인 주민동의과정부터 잘못 된 제주해군기지사업은 반드시 원점재검토 되어야 합니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채 옷을 다 입는다 하더라도 옷매무새가 제대로 나오지 않을 뿐 아니라 몸에 부담을 줄 뿐입니다. 결국 다 끌러서 새로 옷을 다시 입는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 불리는 데에는 잘못된 면을 스스로 고칠 줄 아는 자기회복적인 노력을 할 줄 알기에 자처 할 수 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해군기지건설에 찬성하는 사람들을 비난하지 않습니다.

잘못된 부분이 있으므로 잘못된 부분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을 뿐입니다. 저는 국가시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점을 알면서도 고치려 하지 않는 정부의 태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며 이 문제점이 중대한 하자에 해당하므로 원점재검토를 주장하는 것입니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야기하며 하자를 방치한 채 진행한 공사는 반드시 화를 부릅니다. 지금 지어지는 제주해군기지는 안보에 대한 중대한 하자를 묻어두고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하자가 반드시 훗날 커다란 화를 불러 올 것입니다. 이는 국가의 존립기반을 허무는 중대한 범죄행위에 해당합니다. 타당한 안보적 이유도 없이 해군이 자신들의 몸불리기만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려 한다면 이는 마땅히 국민의 이름으로 중단 할 것을 명령해야 할 것입니다.

진정한 평화와 안보를 위한 진정한 첫 걸음은 이제 우리들 국민들에게 달려있습니다. 부디 힘을 모아 주십시오.

2011. 9. 19
제주교도소 구속 27일째 강동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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