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이 22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공식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가 나 최고위원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치러진 직후까지만 해도 박 전 대표는 우회적으로 나 최고위원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반대하며 지원유세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해 당내 일각에서는 '나경원 비토(Veto)론'이 제기됐었다.

박 전 대표는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선거 지원유세 여부를 묻는 질의에 "모든 이야기에 앞서 (무상급식과 관련한) 당의 입장을 정리해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해선 "이미 실시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도 있듯이 지자체별로 형편과 상황에 따라 실시하면 될 문제였다"며 "너무 과도하게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시장 직을 걸 일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당내 일각에서는 무상급식을 반대하며 주민투표 지지 입장을 밝혔던 나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지난 16일 '나경원 비토론'에 대해 "그런 게 어딨겠는가. 정치권에서 그런 표현을 쓰는 자체가 좋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박 전 대표는 또 본인의 '무상급식은 지자체별로 실시하면 될 문제였다'는 발언에 대해 "국민들에게 어떤 호소를 할 것인지 당의 입장을 정하는 게 순서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또 '특정인의 호불호를 언급한 것이 아닌가'라는 질의에 네"라고 대답, 사실상 '나경원 비토론'을 부인했다.

친박계인 유승민 최고위원 역시 최고중진연석회의를 통해 "어떤 계파가 당내 어떤 예비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비토한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잘못된 생각이고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범여권 시민후보로 나선 가운데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의 결집을 위해 나 최고위원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친이계인 강승규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나 최고위원에 대한 경쟁력을 어느 정도 기대하고 있다. 박 전 대표나 친박 측에서도 (나 최고위원에 대한) 불가론이 아니라는 것을 표현했다"며 "박 전 대표의 지원, 지지, 선거 과정에서 절대적인 헌신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나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사회 변화의 흐름에 따라 복지 수요 확충 요구가 많은데 이에 맞춰 당론을 바꿀 것은 바꾸면서 나아가야 한다"고 언급, 그동안 확고하게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지지했던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나 최고위원이 사실상 박 전 대표에게 지원을 요청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지난 21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원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봐야죠"라고 즉답을 회피, 이른바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 전 대표의 지원이 실제로 이뤄질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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