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의 야간통행금지가 풀리자마자 미군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태원 한나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범죄를 저지른 주한미군은 총 1472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2008년 183명이었던 피의자는 지난해 377명으로 206%가 증가했다.

범죄유형별로는 폭력이 가장 많은 757명(51.4%), 절도 286명(19.4%), 강도 60명(4.1%), 강간 34명(2.3%), 살인 1명, 기타 324명 등이다.

반면 미군범죄자들에 대한 구속현황은 최근 6년간 단 2명(0.1%)에 불과했다. 이같이 국내에서 범죄를 저질러 경찰에 붙잡힌 미군은 소파(SOFA)에 의해 신병이 인도돼 우리나라 법에 의한 형사책임은 면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한미군은 2001년 9.11 테러 후 지역에 따라 0시부터 오전 5시까지 야간통행금지 정책을 시행하고 주한 미군 장병들을 영내에 머물게 했다.

그러나 이 조치는 지난해 7월2일 '주한 미군 근무 정상화'라는 명목 아래 10년만에 전면 해제됐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미군이 야간통행금지를 해제한 뒤부터 주한미군 범죄가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 23일 서울 이태원에서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0시를 넘기자 주한미군과 체류 외국인, 관광객들이 뒤엉킨 거대한 다국적 거리로 탈바꿈했다. 골목길 클럽 주변에서 외국인들은 눈에 띄게 늘었다. 헌병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미군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시간은 주로 새벽 시간때다. 미 헌병들이 오전 1시면 철수해 단속에 어려움이 많았다.

김 의원은 "한국에 거주하는 미군은 대략 2만7500명"이라며 "미군범죄는 일반범죄와 달리 미군의 정책에 따라 범죄 발생률이 좌우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군 우범지대에 경찰 병력을 더 투입하고 미군 범죄를 더욱 엄히 다스리도록 미군축에 강력히 요청하는 등 조속히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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