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억, 국고로 환수되나...

제주동부지역 대표적 연안항인 성산포항의 항만너울을 해소하기 위해 국고 260억원이 투입돼 조성될 예정이던 일명 '파제제' 시설사업이 어민들의 집단민원에 밀려 무산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해마다 겨울철 북풍이 몰아칠 경우 1.74∼2m의 파도(항만너울)가 항내 곳곳을 덮치면서 초래되고 있는 선박접안 곤란현상과 이로인한 항내 안전사고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문제는 막대한 국고지원사업이 집단민원에 밀려 좌초됨에 따라 최악의 경우 260억원의 국고가 고스란히 환수되는 사태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제주지방해양수산청은 지난해부터 2008년까지 성산포항에 국고 292억6000만원을 투입하여 △파제제 200m △호안 90m △어선물양장 100m를 조성하는 '성산포항 파제제 등 건설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정부승인을 받았다.

제주지방해양수산청은 이어 지난해 (주)한국항만기술단에 연구용역을 의뢰, 성산포항내에 겨울철에 주로 발생하는 최고 2m의 '항만너울'을 막기위해 성산포항 입구 북쪽 430m 해상에 길이 200m 해면위 높이 6.5m인 파제제(사업비 260억원)를 건설해 항밖에서 발생한 파도의 항내 진입을 차단키로 했다.

성산포항으로는 항 입구인 동방파제와 북방파제 사이 150m 공간을 통해 항밖에서 발생한 높은 파도가 북풍과 북동풍이 불 경우 아무런 여과없이 항내로 밀려들고 있다.

용역결과 파제제가 건설될 경우 성산포 항내 파도는 겨울철 강풍이 몰아칠 경우에도 0.85∼0.9m로 낮아져 항만너울로 인한 선박접안 불편 및 안전운항 위협 요인은 해소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파제제 건립계획이 확정된 뒤 어촌계원 및 선주 등 집단민원이 계속되자 제주해양수산본부는 최근 '어민들의 동의가 있을 때까지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확정, 이들 어민 등에게 통보했다고 19일 밝혔다.

어민들은 파제제가 건설될 경우 조류변화로 어장환경이 바뀔 수 있고 선박 입출항에도 지장이 초래된다면서 반대하고 있다.

제주도해양수산본부는 이와관련, "성산포항의 경우 항만 정온도(靜穩度) 향상을 위해서는 파제제 건설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현재로서는 사업이 불투명하다"면서 "우선 올해 배정된 파제제 사업비 및 감리비 10억8000만원을 어선물량장 시설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해양수산본부의 이같은 사업비 변경집행계획은 예산 무단전용 논란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국고지원 승인까지 받은 성산포항 파제제 사업이 무산될 경우 앞으로 제주지역 항망건설에 대한 정부의 불신이 불거지면서 제주지역 전체 항만시설 사업에 적지않은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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