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150명 신규 배출해도 162명 전역…전력 공백 심각

1인당 109억원을 투입해 키운 공군 베테랑 조종사가 최근 5년간 민간 항공사 취업을 위해 매년 162명이 전역해 공군 전력 공백이 심각하다.

27일 국회 국방위원회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이 공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올해까지 의무 복무 기간(2009년까지 13년, 2010년부터 15년)만 채우고 조기에 전역한 조종사는 한 해 평균 113명이다.

조기 전역한 조종사 대부분은 민간 항공사에 취업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같은 기간 정년으로 전역한 조종사를 포함하면 한 해 평균 162명에 달하는 조종사가 군복을 벗는다.

반면 한해 평균 새로 배출되는 전투기 조종사는 150명으로 신규 조종사가 전역 조종사보다 적어 매년 10여명의 전력 누출이 생기고 있다.

이는 올해 확정된 내년도 조종 특기 중령 진급자 현황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진급심사 대상 조종사 32명 중 29명이 진급했지만 공중 전투력 유지를 위해 필요한 내년도 중령 진급 조종사는 최소 55명이어서 절반 수준에 그친다.


더욱이 KF-16 전투기 조종사 1명을 양성하기 위해 7년8개월 동안 총 109억원을 투입하고 있지만 2000년 이후 1000명이 넘는 조종사가 군을 떠났다.

전투기 조종사들이 조기 전역을 택하는 이유는 보수가 좋은 민항사로 취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민상사의 조종사는 8000만원 이상의 연봉을 보장받고, 기장급 조종사의 경우 연봉이 2억원 안팎으로 올라간다.

군은 조종사 유출을 막기 위해 의무복무기간을 2년(13년→15년) 늘리고, 15년을 초과해 연장 복무하는 임관 16~21년차 조종사에게 매월 100만원의 군인장려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김 의원은 "비행작전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거나 합참 등에서 공중 작전 계획을 수립하는 베테랑 장교들의 전역이 늘어날 경우 수년 내에 공군 조종사 편제를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며 "의무복무기간을 1~2년 더 연장하는 방안과 조종사를 채용하는 민항사에 채용부담금을 물리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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