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보수와 진보를 각각 대표해 맞대결을 펼치는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11일 두 번째 TV 토론회에서 맞붙어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두 후보는 이날 오후 KBS 1TV에서 방송된 '서울시장 후보초청 KBS 토론'에서 무상급식과 주택정책, 서울시 부채 해법 등을 주제로 반박과 재반박을 거듭하며 공방을 이어갔다.

나 후보는 무상급식 정책과 관련, "주민투표 때 투표함을 개함하지 못한 것은 단계적 무상급식도, 전면적 무상급식도 채택되지 않을 것을 뜻한다"며 "서울시 재정규모와 꼭 필요한 부분에 먼저 써야 한다는 측면에서 비춰봤을 때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박 후보는 "아이들을 먹이는 것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며 "이미 주민투표를 통해 확인된 의사대로 집행할 것이고 초등학교 5~6학년에 이어 중학교까지도 연차적으로 무상급식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의 설전은 무상급식에서 전임시장의 시정평가로 이어졌다.

나 후보는 "이명박·오세훈 시장을 거치면서 서울의 도시경쟁력이 세계 9위로 껑충 뛰어올랐다"며 "서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인 점은 더욱 발전시키되, 전시행정은 과감히 중단하고 한강 르네상스 사업도 앞으로 해야 할 부분은 재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나 후보가 말한 도시경쟁력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도시경쟁력 9위라면 서울시민 아무도 이해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임 시장이 남긴 것은 겉만 번지르르하고 거기에 돈을 너무 들였다. 앞으로는 다른 서울, 다른 시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청년 창업을 포함한 일자리 대책과 전·월세난을 비롯한 주택문제, 공공요금 인상, 서울시 부채해법에 대해 토론하며 신경전이 고조됐다.

주도권 토론 시간에는 박 후보가 "나 후보의 공약을 보면 일자리(분야)는 제대로 된 공약이 없는 것 같다" 지적하자, 나 후보가 "아직 일자리 공약은 발표하지 않았다. 하루에 하나씩 하다 보니까 아직 발표하지 못한 것이 일자리, 여성정책"이라고 반박했다.

반대로 나 후보가 박 후보의 일자리 정책설명에 대해 "오늘 토론은 강연을 듣는 것 같다. 토론식으로 하면 좋을 것 같다"고 꼬집자, 이번에는 박 후보가 나 후보의 강·남북 균형발전 공약설명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나 후보도 강의하시는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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