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군단과 비룡군단 톱타자 김주찬(30·롯데 자이언츠)과 정근우(29·SK 와이번스)의 맞대결이 제대로 불이 붙은 모양새다.

김주찬과 정근우는 지난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각각 5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 6타수 4안타 1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김주찬과 정근우의 올 시즌 성적은 비슷했다. 김주찬은 타율 0.312 6홈런 40타점 25도루 58득점을 기록했다. 정근우는 타율 0.307 6홈런 40타점 20도루 60득점의 성적을 거뒀다.

김주찬과 정근우는 출루율도 각각 0.373, 0.384로 크게 차이가 없었다. 도루 실패도 각각 10개, 9개였다. 둘 모두 부상 탓에 공백도 있었다.

이전의 '가을잔치' 성적에서는 김주찬이 한 발 앞섰다.

김주찬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가을 사나이'의 면모를 뽐냈다.

2008년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타율 0.429(14타수 6안타)를 기록했고, 2009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타율 0.353(17타수 6안타), 0.450(20타수 9안타)을 기록했다. 2009년에는 홈런도 한 방 때려냈다.

정근우는 2007~2009년 포스트시즌에서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2007년과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160(25타수 4안타), 0.211(19타수 4안타)에 그쳤다. 2009년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도 각각 타율 0.222(18타수 4안타), 0.192(26타수 5안타)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313(16타수 5안타)로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인 정근우는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529(17타수 9안타) 3도루 6득점으로 맹활약,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김주찬과 정근우의 포스트시즌 첫 맞대결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김주찬은 '최강'이라 불리는 롯데 타선에서 가장 돋보였다. 밥상을 차리고 해결까지 했다.

1회말 첫 타석에서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쏘아올린 김주찬은 2회 2사 2루에서 중전 적시타를 뽑아내 팀에 추가점을 안겼다. 출루에 성공한 김주찬은 2루를 훔쳤고, 손아섭의 중전 적시타로 홈을 밟아 득점도 올렸다.

6회 좌전 안타를 때려낸 김주찬은 내야를 흔들어 SK 구원투수 박희수의 보크를 이끌어내 2루까지 나아갔다.

물오른 타격감을 자랑한 김주찬이 9회 1사 2,3루의 찬스에 타석에 들어서자 SK 배터리는 그를 고의4구로 거르기도 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정근우도 4안타를 뽑아내며 김주찬 못지 않은 활약을 선보였다.

3회 2루타를 날린 정근우는 호투를 펼치던 선발 장원준을 흔들었다. 장원준은 후속타자 박재상에게 첫 볼넷을 내줬다.

정근우는 2-3으로 끌려가던 4회 2사 1,2루의 찬스에서 동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6회에도 내야안타를 치고 출루에 성공했던 정근우는 8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중전 안타를 날렸다.

김주찬과 정근우 모두 타격감이 바짝 올라온 상태다. 이미 첫 판에서 불이 붙은 둘의 대결은 남은 시리즈에서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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