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시작된 태국의 홍수가 장기화되면서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전체 생산차질 대수만 31일 기준 17만2000대를 넘어섰다. 하루 평균 6000대 가량 생산 차질을 빚고 있으며, 홍수로 인한 피해금액만 5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31일 일본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태국 아유타야 지역 40여개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자동차공업협회(JAMA)는 태국 홍수로 인한 자동차 생산차질 대수가 하루 6000대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피해액수도 불어나고 있다. JP모건 도쿄법인의 다카하시 고헤이 애널리스트는 홍수로 인한 일본자동차 업체들의 피해 규모가 5억 달러(402억5000만엔)에 달한다고 밝혔다. 업체별로는 토요타 230억엔, 혼다 110억엔, 닛산 62억5000만엔 가량이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이유는 현지 공장이 침수되면서 생산에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토요타자동차는 부품 조달에 차질이 생겨 북미와 아프리카 공장 가동까지 중단했다. 지난 10일 현지부품 업체들이 피해를 입어 부품공급에 차질이 생겨 태국에 있는 3개 공장 생산을 모두 중단한 상황이다.

결국 토요타는 21일 성명을 내 태국공장 가동 중단이 28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24일에는 아시아 지역 공장들이 태국 부품공장(동남아시아 주요생산거점)의 부품조달 지연 탓에 생산 조정에 들어간다고 밝히기도 했다.

토요타의 태국 공장은 2010년 캠리와 코롤라를 포함해 연간 63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했다. 이는 지난해 토요타가 세계시장에서 판매한 760만대의 8%에 달하는 양이다.

토요타측은 홍수로 인해 판매를 중단한 대리점이 330여 곳에 달한다며 정확한 피해 규모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28일 일본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공장 조업 단축에 이어 다음달 5일까지 미국과 캐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공장 조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국 켄터키와 인디애나주, 캐나다 온타리오주 조립 공장 및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엔진공장 가동을 29일 하루 동안 중단하고 이후 야간 조업시간도 단축했다.

일본 공장의 경우 주말 조업시간을 단축하는 등 다음달 5일까지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 정상화 여부도 아직 결정 나지 않은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토요타가 이번 태국 홍수로 지난 10일부터 동남아시아 3개 공장 가동이 중단돼 28일까지 3만7500대를 생산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태국에 진출한 다른 일본 완성차 업체들도 홍수 피해를 입기는 마찬가지다.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혼다자동차는 지난 8일부터 2m 이상 침수 피해를 입어 방콕 북쪽에 위치한 공장에 접근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다. 연간 24만대의 자동차 생산이 가능한 이 공장은 여전히 조업을 중단한 상태로 조업재개 시기도 결정되지 않았다.

니케이 신문은 31일 혼다자동차가 태국 홍수피해로 인해 6개월간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하게 됐고, 이로 인한 생산차질 대수만 연간생산량의 3%인 10만대에 달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시빅과 시티 승용차를 생산하던 태국 야유타야주 부품공장은 현재 2~3m 높이의 물에 침수돼 있는 상태다.

니케이 신문은 혼다자동차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려 태국 야우타야주 현지공장이 완전 침수돼 생산설비를 교체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생산설비 교체에는 6개월 정도가 걸리고 이에 따른 생산 차질은 10만여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 통신이 애널리스트 13명에 문의한 결과 혼다의 이번 2분기 순익은 지난 3월 일본 대지진 여파에 홍수피해가 겹쳐 공급 차질을 빚어 61%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쓰비시자동차도 11월까지 홍수 피해가 이어질 경우 태국 현지 생산 지연으로 3만5000대를 감산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28일 발표했다.

미쓰비시는 이날 도쿄증권거래소에서 공시를 통해 라엠 차방 지역 현지 공장 가동을 지난 13일부터 중단했으며 29일 이후에도 중단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1000억엔 가량의 매출액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미쓰비시는 태국 홍수로 인한 직접적 생산시설 피해는 없었으나 부품 공급 지연으로 지금까지 생산 예정분 1만1600대를 줄였다.

닛산은 사무트 프라칸 지역에 공장이 있어 피해는 혼다 보다 덜했다. 하지만 닛산도 다음달 4일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한편 태국 나콘 라차시마주 등 북동부와 중부 지역을 휩쓴 홍수로 지금까지 400여명이 숨지고 77개 지역 가운데 63개 이상 지역이 피해를 입는 등 반세기만의 최악의 홍수로 평가받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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