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야권통합 문제와 관련, 통합전당대회 개최 여부를 놓고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통합안이 손학규 대표에게 후폭풍이 될지, 역풍이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민주당은 통합안 발표 전에 당초 계획돼있던 날짜인 다음달 11일을 전당대회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11일에 전대를 개최할 경우 단독전대가 될지, 통합전대가 될지를 놓고 촉각이 곤두설 전망이다. 민주당은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날짜를 확정짓는다는 방침이다.

정장선 사무총장은 8일 뉴시스와 가진 통화에서 전대 개최 날짜와 관련, "다음달 11일과 17일을 놓고 보고 있고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사무총장은 "전대를 18일 이전에 하는 것으로 잡아놓은 만큼 현재 (전대를 개최할 수 있는) 주말은 이들 두 날짜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11일 개최시 단독전대로 개최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통합전대를 한다는 방침은 정해놓은 것 아니냐"고 답했다.

이 같은 기류와 관련해 당 내에서는 다음달 11일에 전대를 개최할 경우 사실상 단독전대로 개최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보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예정된 대로 단독전대를 개최할 것을 요구해온 당 내 원외 지역위원장들도 당초 중앙대의원 3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 임시전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이를 보류한 채 상황을 지켜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지역위원장은 "지역위원장 10명 정도가 8일 임시전대 추진을 위해 모임을 가졌지만 잠정 중단했다"며 "전대를 11일에 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있어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11일에 개최한다면 당연히 (시간적으로 통합전대를 할) 상황이 안되는데 단독전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정 사무총장은 11일 전대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는 "날짜가 임박해 물리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만약 11일로 전대 날짜가 결정될 경우 단독전대와 통합전대 여부를 놓고도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이처럼 전대 개최 시기 및 방식을 놓고 당이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손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내놓은 통합전대 개최에 대해 당 내 반발도 점차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원로들은 8일 손 대표와 정세균 최고위원, 김진표 원내대표 등과 오찬을 갖고 통합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오찬에는 김원기·정대철·권노갑·한광옥·박상천·신기남 상임고문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들 상임고문은 이날 오찬에서 당 지도부가 내놓은 통합 방식에 불만을 표하면서 성토했고, 이에 손 대표도 더 고민해보겠다는 입장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처음에는 손 대표가 만나자고 했는데 오히려 당황스런 분위기였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울러 같은 날 오전에는 당 소속 의원들로부터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석현·유선호·박기춘·변재일·조경태·김희철·안규백·전현희 의원 등 25명은 여의도 인근에서 조찬을 갖고 당 지도부의 통합전대 추진을 비판했다. 아울러 지도부 쇄신론을 통해 사실상 지도부 사퇴의 필요성도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경태 의원은 뉴시스와 가진 통화에서 "당 쇄신에 일단 초점을 맞추고, 민주당이 정상적으로 그동안 준비된 전대 방식으로 계속 가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전대 소집과 통합을 이분법으로 보지 말고 전대 소집이 통합으로 가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전대 소집에 왈가왈부하는 것은 전대의 당위성, 민주성 등 모든 부분을 훼손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일단 전대 소집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에 당 지도부에서는 여전히 통합전대가 국민의 뜻이라는 입장이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같은 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독자전당대회를 치른다는 것은 민주당은 그대로 가고 동참을 원하는 사람들을 영입해 총선을 치르겠다는 것"이라며 "과연 그게 국민의 뜻이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만의 전당대회를 치르면 결국 제3세력이 출현할 것"이라며 "제3세력이 출현하면 내년 선거에서 민주당이 과거의 군사 독재시절의 제1야당으로부터 소멸해갔던 민한당의 운명을 닮지 말라는 보장은 없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통합은 작년 10월 전당대회 때 출마한 전원이 약속한 것"이라며 "그 약속을 못 지킨 것이다. 이제 마지막 순간에 죽기살기로 달라붙어야 한다"고 말해 현 지도부가 통합의 결실을 맺을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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