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컨디션은 좋지 않았지만 있는 것 다 털어내고 떨어졌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후회하지는 않아요. 호호호."

엠넷 '슈퍼스타K 3'의 톱4 크리스티나 러브 리(25)는 자신이 탈락한 지난달 28일 무대를 떠올리며 시원스럽게 웃었다. "나만을 위해 예쁘게 꾸민 무대가 엄청나게 멋졌다고 생각한다"면서 "목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했다"며 진인사 대천명의 경지를 드러냈다.

경연 내내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주목받은 크리스티나는 "탈락한 순간을 비롯해 아쉬웠던 무대는 없었다"면서 "가장 좋았던 무대는 '개똥벌레'와 '론리'를 불렀을 때다. '론리'는 내 외로움을 표현해서 너무 좋았고, '개똥벌레'는 내가 본래 좋아하는 재즈 스타일로 직접 편곡을 했다. 그런 기회가 내게 주어졌다는 것이 다 좋았다"며 웃었다.

우승팀인 '울랄라 세션'을 비롯해 '버스커 버스커', '투개월' 등 톱4에서 크리스티나를 제외한 모든 팀들은 듀오 또는 그룹이었다. "솔로나 팀 모두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며 "팀은 곡 정하기가 힘들지만 나는 혼자니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역시 밝은 면을 봤다. "나는 의지할 사람이 없으나 팀은 기댈 수 있는 멤버들이 있다"는 점은 아쉽다. "그래도 노래 부를 때 내게만 집중되는 점이 있어서 힘을 낼 수 있었어요."

지난 11일 '울랄라 세션' 무대를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던 크리스티나는 "(위암3기로 울랄라윤세션 리더인) 윤택이 오빠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고 있으니 눈물이 났다"며 "그렇게 멋진 무대를 보면서 오빠를 안다는 것이 참 자랑스러웠다"고 뿌듯해했다. "합숙을 시작하면서 톱11 21명 모두 함께 산책을 했던 게 기억이 가장 남아요. 모두 함께 자연을 즐긴다는 것이 너무 좋았어요."

'슈퍼스타K 3'에 출연한 이유 인기의 실체를 확인 중이다. "눈 다래끼가 나서 안대를 끼고 마스크와 안경까지 쓰고 동대문에 갔는데 사람들이 알아봐서 신기했다"고 깔깔거렸다. 또 "뉴욕에서는 자유롭게 움직였는데 '슈퍼스타K 3'에 출연한 이후에는 스케줄대로 움직였다"며 "그러다보니 10㎏이 자연스럽게 빠졌다"고 알렸다.

한국에 15년 만에 왔다는 크리스티나는 "구경은 잘 하지 못하고 시간 날 때마다 샤브샤브, 송이를 먹는 등 식당을 주로 다녔다"며 "놀이공원에 꼭 가보고 싶다"고 눈을 빛냈다.

많이 예뻐졌다는 평에 대해서는 "원래 예쁘다고 생각했다"고 웃으며 응수했다. "내 마음을 치료하면서 가수 데뷔를 준비했다"며 "열심히 준비를 하니 그런(예쁜) 느낌이 나게 된 것 같다"는 마음이다.


미국에 거주하는 크리스티나는 뉴욕대 대학원에 다니면서 음악 치료사로 활약 중이다. "가수로 정식 데뷔한 이후에도 음악 치료사를 연결시켜 노래하고 싶다"는 계획이다.

본래 피아니스트를 꿈꾸던 크리스티나가 가수로 방향을 바꾼 것은 대학생 때 겪은 시련 때문이다. "20년 넘게 피아노를 전공했어요. 그런데 2007년 대학교 마지막 콩쿠르에서 손가락이 부러졌어요. 오른쪽 새끼 손가락이 부러졌는데 손 전체를 못 쓰게 되더라고요. 살맛이 나지 않았죠. 노래는 취미였는데 작곡을 하면서 가수의 꿈을 꾸기 시작했죠."

이미 2008년 미국에서 CCM 음반을 발표한 경력이 있다. "작은 기획사에서 내게 투자를 해서 음반을 발표했는데 실패했다"며 "가스펠을 잘 부르는 흑인들 틈에서 한국 사람이 가스펠을 하니 실패한 것이다. 이후 가수를 접고 음악 치료에만 집중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다 "미국 오디션 프로그램과 '슈퍼스타K 3' 예선에 동시 합격했다"며 "부모의 고향인 한국에서 활약하고 싶어 '슈퍼스타K 3'를 선택했다"고 귀띔했다. "부모님이 26년 동안 제 앞에서 칭찬을 한번도 해주신 적이 없는데 '슈퍼스타K 3' 출연 이후에는 고생했다면서 자랑스럽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참 감동을 받았죠."

우선 한국에서 활약하고 싶다. "계속 연습하면서 내게 맞는 기획사에서 러브콜이 들어오면 데뷔하고 싶다"고 기대했다.

'슈퍼스타K 3' 심사위원이기도 한 R&B 가수 윤미래(30)가 롤모델이라는 크리스티나는 "미국 예선 당시 미래 언니를 봤는데 눈물이 펑펑 나더라"며 "기회가 된다면 미래 언니랑 듀엣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외국 스타 중에서는 미국 R&B 가수 앨리샤 키스(30)를 좋아한다. "한 무대에서 저는 검은색 그랜드 피아노, 키스는 하얀색 그랜드 피아노를 함께 치는 꿈을 꾸기도 했어요. 기회가 되면 진짜 한무대에 서고 싶어요. 이뤄질까요? 호호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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