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홍수피해복구 시장 규모가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우리 기업들의 진출기회도 확대될 전망이다.

28일 코트라가 내놓은 '태국 홍수사태 발생과 영향'보고서에 따르면 태국 정부가 대홍수 재건사업을 '뉴 타일랜드 프로젝트'로 명명하고 본격적인 복구 준비에 착수, 홍수방지 인프라를 구축에 30조원 이상 투입할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태국 정부의 부적절한 수자원관리시스템으로 인해 홍수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주요 공업지역인 아유타야, 빠툼타니 지역의 7개 공단(881개 공장) 등 전체 제조시설의 22%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피해 액수만 해도 12조원(105억 달러)에 달하며 사망자 500여명을 포함해 약 3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난해 태국의 수출품목 중 전기·전자업과 자동차업의 비중은 각각 16.07%, 9.34%로 전체 수출의 4분의 1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대홍수로 전기·전자,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이 큰 타격을 입어 동남아시아 제조업 중심국가로서 지위까지 위협받고 있다.

최대 투자국인 일본 기업들은 일부 공장 재가동이 어려워 향후 신규투자 중단이나 철수가 예상된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혼다는 생산시설 침수로 가동을 중단했고 토요타와 닛산, 미쓰비시는 부품공급 차질로 일시 가동중단 조치를 내렸다.

특히 자동차 부품까지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토요타, 혼다 등 일본 제조업체는 자국뿐만 아니라 북미, 인도네시아 등에서의 자동차 생산도 감축하고 있다.

【나와나콘=AP/뉴시스】태국 방콕 인근의 나와나콘공단 노동자들이 출근을 위해 17일 홍수의 흔적이 남은 도로 위를 걷고 있다. 2011-10-17

이에 따라 태국 자동차 산업은 매월 10만대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 당초 올해 태국 자동차 수출은 호주, 뉴질랜드, 유럽, 중동, 멕시코남아공 등으로 100만대가 예상됐으나 70만~90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전자 산업 역시 피해가 막심하다. 세계 1위 하드디스크 제조사인 웨스턴디지털사가 전체 하드디스크의 60%를 태국에서 생산하지만 생산설비 침수로 가동을 중단했다. 태국 홍수사태로 4분기 전세계 하드디스크 공급량의 27.7% 감소가 예상돼 세계 PC시장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같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태국 정부는 향후 5년 동안 30조원 이상의 자금을 집중 투입하는 대규모 치수사업인 '뉴 타일랜드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수도권과 산업단지의 홍수예방 시설 정비 및 상하수도 등 전국적인 물 관리 시스템이 구축된다.

이번 프로젝트가 본격 시행되면 우리 기업의 태국시장 진출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코트라는 예상했다. 이미 현지에서는 한국의 치수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된 분위기다. 실례로 태국 정부는 한국 정부에도 상하수도 설비 노하우 전수를 요청하고 있다.

박진형 코트라 정보컨설팅 본부장은 "태국시장은 일본기업들이 선점해 왔으나 최근 홍수사태 등으로 한국 기업이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고 있다"며 "필요한 품목을 적절히 공급하면서 현지사회에서 CSR활동도 병행하면 일본기업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차지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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