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용(탐라도서관장)

▲ 김진용(탐라도서관장)
3월의 마지막 휴관일 오후 들어 소리 없이 비가 내리고 있다. 어느 시인이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이라고 하였다. 책상 앞의 달력을 넘기려니 벌써 ‘제주4·3’이 내 나이보다 위인 64주년을 맞고 있었다.

도서관 주변은 유족과 시민 모두 제주 현대사의 아픔인 ‘4·3’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분위로 술렁거린다.

4월의 도서관 일정은 ‘9월 독서의 달’과 더불어 가장 분주한 달이다. 첫째, 매년 한국도서관협회가 4.12 ~18(1주일 간) 주최하는 ‘도서관주간’ 행사로 올해는 ‘제48회 도서관주간’이다.

협회가 “도서관의 가치와 필요성을 적극 홍보하여 지역주민들의 도서관 이용을 활성화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1964년부터 매년 ‘도서관주간’으로 설정하여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희망을 꿈꾸게 하는 곳, 여기는 도서관입니다.(공식주제)’와 ‘도서관에서 당신의 꿈을 열람하세요.’ 등 2편이 공식표어가 공모를 통해 선정된 바 있다.

둘째, 일부 도서관별로 행사 개최는 다르겠지만 ‘(제18회)세계 책의 날 (world book day 공식 명칭은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로서 1995년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가 세계인의 독서증진을 위해 정한 날이다.

그 유래는 “유네스코가 세계인의 독서 증진을 위해 4월 23일로 정한 것으로 에스파냐의 카탈루냐 지방에서 책을 읽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던 ‘세인트 조지 축일’과 ‘1616년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가 동시에 사망한 날’이 바로 이 날인 데서 유래한다.”고 전해진다.

셋째, 올해 처음 제정된 ‘2012 독서의 해’가 있다. 독서의 해는 “책 읽는 소리, 대한민국을 흔들다”를 캠페인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주최·주관 아래 ‘하루 20분씩, 1년에 12권 읽기’를 목표로 “문화부장관이 지난 3월 9일 오후 2시 문화역서울 284(舊 서울역사)에서 ‘2012년 독서의 해’ 지정을 알리고, 생활 속 독서 문화의 확산을 위한 ‘2012 독서의 해 선포식’ 행사를 개최하였다.”고 한다.

우리 도서관은 도서관주간 등의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으레 4월의 모든 도서관은 중·고등학생들의 중간고사와 중앙·지방의 공무원 시험 준비 등으로 조금 들썩이고 소란스럽게 시작된다. 더구나 4년 주기로 도래하는 ‘4·11총선’과 겹쳐 자칫 들뜨기 쉬워질 수도 있다.

차분하게 투표일에는 유권자의 권리와 의무를 행사하고 4․3위령제의 추도식 날은 먼저 돌아가신 피해자들을 위해 묵념도 하고 끝으로 ‘4․3’과 관련된 자료를 직접 찾아 읽어보는 알찬 시간들로 지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한다.

이에 우리 도서관 직원 모두는 다시 힘차게 새로운 4월을 시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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