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김영훈 4·3 봉행집행위원장 고유문

제주4·3영령들이시어!

세월이 지나면 잊혀진다고 했지만, 어찌 임들의 억울한 희생을 잊을 수 있겠습니까? 통곡마저 죄가 되던 어두운 시절을 헤쳐 나와 밝은 세상 맞고 있다 하지만 꿈속에서조차 그리움뿐입니다.

봄의 대지처럼 임들의 한이 풀려 해원에 이르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모아 제64주년 제주4·3사건희생자위령제를 봉행하면서 지난 1년 동안의 일들을 삼가 아뢰옵니다.

희생자와 유족의 추가신고를 위한 적극적인 활동이 유족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제주4·3추가진상조사를 위한 조사단이 구성되었습니다. 앞으로 유족과 도민들의 간절한 염원이었던 추가신고가 가능할 것이며, 4·3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추가진상조사도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동안 추진됐던 유족의료비 지원에 이어, 지난해 9월부터 고령의 생존희생자와 유족에게 생활보조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족복지를 위해 장학기금적립, 4·3장한어머니상 시상 등 통한의 세월을 견디어 온 유족들을 위로하는 사업이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에 4·3의 내용을 수록하는 집필기준이 마련되어 앞으로 청소년 역사인식 함양과 인권·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는데 기여할 것입니다.

4·3평화공원과 기념관을 찾는 방문객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국비가 확보된 3단계 공원조성사업도 추진되고 있어 역사교훈기행의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전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문예공모, 평화캠프와 역사문화아카데미, 수학여행단 대상의 4·3유적지 안내 등 교훈계승 및 교육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국제평화심포지엄 개최, 진상보고서 외국어 번역 등으로 4·3의 진실과 교훈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국내외 기관과의 평화교류사업도 활발히 전개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들은 영령님들의 해원과 영면을 바라는 추모사업과 더불어 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열의와 정성을 모아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회복으로 귀결되도록 할 것입니다.

영령들이시어!

영령님들은 허망하게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 혼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봄빛이 무르익으며 새싹이 돋아나듯, 역사의 소용돌이에 속절없이 스러졌던 임들의 고귀한 희생은 제주의 4월 햇살과 바람, 그리고 후손들의 애절한 염원을 받아 곱디고운 평화의 싹으로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하오니 모든 원한과 설움 내려놓으시고, 해원상생의 세상에서 부디부디 영면하소서!

4·3영령님들 앞에 옷깃을 여미며 삼가 고유하나이다.

2012년 4월 3일

제64주년 제주4·3사건희생자위령제 봉행집행위원장 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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