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으로 망명한 러시아 반체제인사로 독극물에 의한 암살 기도를 당한 것으로 보이는 알렉산데르 리트비넨코가 23일 끝내 사망했다.

런던의 유니버시티 컬리지 병원은 이날 그간 집중 치료실에 입원해 있던 리트비넨코가 급격한 병세 악화로 오후 9시21분(한국시간 24일 새벽 6시21분)께 숨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주치의들은 아직 리트비넨코의 정확한 사인을 판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병원 대변인은 전했다.

옛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 출신으로 올해 43세인 리트비넨코는 청부 살해된 러시아 여기자 안나 폴릿콥스카야의 피살 관련 자료를 입수하려고 지난 1일 런던의 한 일식집에서 제보자를 만났다가 독극물에 중독됐다.

당시 리트비넨코는 폴릿콥스카야 살해 배후로 여겨지는 러시아연방정보국 (FSB) 간부 4명에 관한 문서를 건네받아 귀가한 뒤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치명적인 독극물인 탈륨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러시아 정보당국이 독살 음모에 개입됐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리트비넨코는 중독된 후 목이 붓고 면역과 신경기능이 심각하게 훼손돼 위중한 상태가 계속됐다.

하지만 의사들의 정밀 검진에선 리트비넨코가 탈륨이나 방사능 물질에 중독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직 KGB 대령인 리트비넨코는 2000년 영국으로 망명한 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혹독한 비판을 해왔다.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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