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과 도개발공사, 시간차 두고 지하수 추가 취수허가 요청...도민사회, 진행 여부에 ‘촉각’

 

▲ 양지훈 편집국장
지난해 2월, 한진그룹 계열의 한국공항의 취수량 증량(월 3000t→ 9000t)이 제주특별자치도 지하수관리위원회에서 통과된 사실이 뒤늦게 도민사회로 알려지면서 2011년도 상반기 최고의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었던 지하수 취수량 논란이 2012년 올해 들어 다시 재현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는 한국공항과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최근 지하수 취수량 증산 신청 사실이 알려지면서 촉발됐다.

한진그룹 계열의 한국공항은 지난 10일 하루 취수량 100톤에서 200톤으로 증량해 줄 것을 요청하는 지하수 취수량 증량신청서를 제주특별자치도에 신청했다.

이어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이하 제주도개발공사)도 제2취수원의 먹는 샘물 취수 허가를 공식 신청할 계획이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이번 신청서에서 일일 취수량 3000톤 규모로 현재 1일 2100톤과 합치면 총 화루 취수량이 5100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사기업과 공기업이 지하수 취수량 증량에 대한 도민 여론이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진행 여부에 도민사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공기업은 가능하나 사기업은 절대 NO!", "이제는 제주 발전을 위해 모두 풀어줘야 할 때”, “제주도민의 생명수를 보존하기는커녕 사기업과 공기업에 줄 수 없다”

현재 지역 언론을 통해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번 문제에 대해 도민사회의 엇갈린 반응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금 인터뷰한 인사들은 향후 논란을 예상해 이름 밝히기를 거부한 상황으로 독자들의 양해를 구하는 바다)

◇ “지하수 보존대책 없는 상황에서는 사기업이나 공기업 모두 지하수 증산량 허용 반대”

사기업과 공기업 지하수 취수량 증산 허용에 모두 반대해 온 한 인사는 “제주 지하수는 보존하고 지켜야 할 제주의 생명수”라고 전제 한 후 “공기업이라고 해서, 혹은 사기업이라 해서 어느 누구나 쉽게 지하수를 뽑으면 나중에 그 부족현상 발생으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에 어느 누가 책임질 것이며, 또한 이러한 문제 발생에 대한 해결 방책은 있는가”라며 제주특별자치도를 비롯해 관련 기관의 지하수 보존대책 정책 미흡함과 안일한 행정 대응에 일침을 가했다.

이어 그는 “제주의 모든 공유 환경과 자원은 현재와 미래를 살아 갈 도민 전체의 것”이라면서 “정부와 제주특별자치도, 그리고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관리와 감독의 권한을 위임받은 위치에 불과하며 그 처분권은 당연히 도민에게 있다”면서 이번 사항은 주민 투표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지하수 보존이라는 주장으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제주발전 기회 날려야 하나!!”

지난해부터 한국공항의 지하수 취수량 증량을 찬성해 온 한 인사는 “지난 1985년과 비교해 볼 때 지난 30여 년 동안 제주의 경제 위상에 큰 변화가 없는 실정”이라고 전제 한 후 “제주도가 물 산업을 통해 파장되는 경제 효과로 소득을 증가시키고 경제를 살리는 정책은 지극히 타당한 사실이며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생명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특히, 지난해도 그렇고 올해 한국공항이 요청한 1일 200톤의 지하수는 제주도 지하수 공수관리 정책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며 “일부 단체와 언론이 주장하는 지하수 고갈, 오염 등에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사기업이든 공기업이든 기업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도와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 아닌가.”면서 한국공항과 제주도개발공사의 지하수 증량이 조속히 처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지하수를 이용한 시장개입은 공기업인 제주도개발공사에만 허용토록 지정하고 있다. 민간기업의 시장진입 진출은 명백한 특별법 위반!!”

한국공항 지하수 취수량 증가에 줄곧 강력 반대해온 한 인사는 “ ‘제주특별법 제312조(지하수개발.이용허가 등에 관한 특례) 3항’은 지방공기업법에 의해 설립된 지방공기업 외에는 지하수 개발/이용을 못하도록 막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그는 “또한, 특별법 제312조 5항은 ‘지하수의 적정한 관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도 조례(지하수관리 기본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 취수량을 제한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며 “따라서 향후 지하수 개발, 이용은 법이 허용하지 않는 한 도가 아닌 사기업이 사적인 영리목적으로 활용할 수 없으며 기존 사용업체와 공공기관에 대해서도 취수량을 제한시킬 법적인 권한이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항공의 증량신청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지금 대기업들이 대규모 테마파크와 리조트 개발 등을 중산간에 리조트 개발을 추진하며 1일 취수량을 삼다수 1일 취수량보다 더 많이 잡은 것은 장기적으로 생수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포석”이라며 사기업에 취수량 증가에 반대 의지를 강한 어조로 피력했다.

◇ “도나 도의회는 제주공공자원 팔아먹을 생각하지 말고 제주공공자원 보존 계획이나 세워라!!”

정치적 활동을 통해 제주 공공자원 보존에 목소리를 높여왔던 한 인사는 이번 사항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특별자치도의회를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공항 지하수 취수량 증량이 문제가 되자 육지대학 교수의 입을 빌려 대리형식으로 주장한 제주특별자치도나 이러한 도정방침에 입을 맞추려다 들통 나 결국 유보 입장을 밝힌 도의회나 제주도민을 위한 기관이 아닌, 천박한 시장 만능주의적 사고방식의 무능한 기관”이라며 도정과 도의회를 향해 비난의 칼을 높이 세웠다.

그러면서 그는 “천혜의 소중한 자연환경, 세계자연유산 운운하면서 당장 지하수를 어떻게 생수병에 담아 시장에 팔아 이익을 볼 것이 아닌, 현재의 우리들과 더 나아가 후손 대대로 물려주기 위해 제주의 공공자원을 어떻게 도민 전체가 안전하고 공정하게 공유할 수 있는가라는 장기적 대책을 세우고 철저하게 관리감독 하는 것이 도와 도의회가 앞으로 해야 할 우선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 “그동안 삼다수 유통업체 선정관련 의혹 털어내야 도민들이 믿을 것”

방송사와 언론에 삼다수 유통업체 선정과 관련해 의혹을 제기했던 한 인사는 “현재 공기업이라면서 지하수 취수량 증가에 몰두하는 도개발공사의 작태에 분노를 느낀다”며 “지하수 취수량 증가 관련해 도민들에게 밝힐 것이 아닌 그간 문제가 된 의혹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삼다수 선정과정에서 제기된 의혹들인 ▷ 주류면허를 가진 업체와의 계약상 문제, ▷정상운영 연기 사유 문제, ▷ 계약조건 미이행에도 계약해지 통보 미루는 사유 등 이다.

그러면서 그는 “오재윤 사장은 이번 계약이 한 점 의혹이 없음을 밝히고 있지만 도민들 모두가 100% 믿는 것은 아니”라면서 “진정한 도민기업이라면 이 같은 의혹을 털고 취수량 증가에 나서는 것이 정당한 이치”리고 강조했다.

# “취수량 증가로 번 이익, 제주도 발전으로 환원 할 터”

지하수 취수량 증량 신청한 한국공항과 제주도개발공사의 입장은 제 각 각 절실한 입장이다.

◇ “이번 취수량 증량에 따른 이익 일부를 제주도와 도민사회에 적극 환원할 계획”

한국공항측은 제주지역 민심 살피기에 적극 나섰다.

한국공항측은 지난 10일 제주도수자원본부에 지하수 취수량 증량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보도자료를 통해 지하수 증량이 필요하다고 설파했다.

보도자료에서 한국공항측은 “ ‘제주퓨어워터’를 기내에서 제공하고 있는 대한항공과 진에어는 지난해 국제선 1700만명, 국내선 1000만명 이상의 승객을 수송하였으며, 향후 항공여행객은 10%내외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항공여행객 증가에 대비하여 초대형 A380항공기 등 오는 2014년까지 총 50여대의 여객기를 추가 도입할 계획으로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기내 서비스도 현재보다 더욱 향상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공항측은 “이러한 방침에 따라 대한항공은 기내 먹는샘물 공급량을 현재보다 2배 이상 늘려 줄 것을 한국공항에 요청하고 있으며 항공사 외에 그룹 계열사 등 기존 수요처도 공급 증대를 요청하고 있다.”며 현재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공항측은 “지난 1984년부터 제주도에서 먹는샘물 생산 및 판매 사업을 해 오고 있으며, 1991년에는 월 9000톤의 지하수를 이용하여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으나 1996년에 1일 100톤으로 감량되어 현재까지 16년 동안 생산설비의 30%만 가동하고 있다”고 일부에서 제기하는 사기업의 무제한 취수량 의혹에 반박했다.

이어 한국공항측은 “이번 취수량 증량에 따른 이익 일부를 제주도에 환원할 계획”이라고 전제 한 후 “먹는샘물 판매에 따른 이익금 일부를 기금으로 조성하여 제주도 대학생 장학금 지급, 지하수 보전 및 환경보호 활동 지원, 물산업 연구 지원 등에 사용할 예정이며, 또한 한진그룹 차원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제동목장의 송아지 수매를 비롯하여 항공박물관 건립 투자, 제주기점 국제 노선 확충, 항공기 추가 등록을 통한 지방세수 확대, 제주 KAL빌딩에 갤러리를 운영하여 문화공간 제공 등 기업의 사업역량을 통한 제주도 지역사회와의 상생, 나눔 경영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면서 향후 취수량 증가에 따른 이익을 제주지역을 위해 환원해 나갈 방침을 밝혔다.

◇ “지금 물량으로는 해외시장 선점은 물론 국내 시장 공급도 힘든 상황”

제주도개발공사는 지난 13일 자료를 통해 제2 취수원의 먹는샘물 취수 허가를 신청할 예정임을 밝혔다.

기존의 하루 2100톤에서 이번에 신청한 3000톤을 합해 총 5100톤으로 증가하게 된다.

취수량 증가에 따른 도민사회 반발을 예측해서인지 제주도개발공사 측은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의 물량으로는 필요한 삼다수 물량을 모두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또한, 현재 우근민 도정 공약인 수출 1조원 달성을 위해 최일선 역할을 자행하는 삼다수의 수출 확대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지하수 취수량 증량이 절실함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삼다수 제2취수원 개발과 증량은 지난해부터 계획된 일정으로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면서 “제주도민의 기업으로서 제주지역 발전과 제주 브랜드 위치 확립을 위해 나아가는 공기업이니만큼 도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며 일부에서 제기하는 지하수 보존에 공기업이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 지하수 취수량 문제, ‘보존’과 ‘개발’차원에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때

제주 지하수 증산문제는 제주도를 비롯한 행정 및 관련 기관과 도의회 등 각계 전문가, 그리고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해 마리를 맞대고 풀어야할 숙제다.

현재 지하수 보전대책이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취수량 증가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행위이며, 제주 공공자원에 대한 무책임한 자세다.

성산지역을 포함해 해수면에 맞닿아 있는 지역은 지하수에서 염분이 검출된다는 보고도 있으며, 지하수 취수량 남용으로 인해 어릴 적 많이 보였던 용천수는 기억속 추억으로 사라져 버린 상황이다.

이번 지하수 취수량 증량문제는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리다는 판단을 어느 기관, 어느 단체에만 국한되어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다.

제주도에서 삶을 영위하는 제주도민 모두가 나서서 이번 사안에 대해 심사숙고해서 풀어야 할 문제인 것이다.

이번 지하수 취수량 증량 문제는 시기를 정하지 말고 도민 모두의 의견이 도출될 수 있는 장으로 이번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할 것이다.

 


한편, 제주 지하수를 총괄 관리하는 제주특별자치도 수자원본부는 지하수 취수 허가가 공식적으로 요청되면 제주특별자치도 지하수관리위원회를 개최해 허가 여부 등을 심사하게 된다.

그리고 요청사항을 검토한 제주도지하수관리위원회에서 취수허가가 결정되면 다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동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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