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시티 인허가 로비와 함께 거액을 수수한 혐의(알선수재)로 구속기소된 'MB의 남자들'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나란히 법정에 섰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정선재) 심리로 진행된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양측 모두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최 전 위원장의 변호인은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 명목으로 8억원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6억원을 받았지만 알선의 대가는 아니었다"며 "나머지 2억원은 아예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전 차관 측도 1억6000여만원의 수수혐의를 사실상 부인하는 취지의 의견서를 지난 5일 재판부에 제출했다.

그러나 박 전 차관의 부탁을 받고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해주는 대가로 30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강철원(48)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들에게 출석을 통보하지 않았으나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은 법정에 나왔다. 지난달 23일 심혈관 질환 수술을 받은 최 전 위원장은 병원복 차림에 휠체어를 타고 출석했다.

최 전 위원장은 '수술 이후 상태가 어떻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음식을 먹기가 불편해 거의 못 먹고 있다"며 "힘이 빠져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 운동을 하려고 하는데 지금 (운동을) 못하고 있어서 몹시 괴롭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최 전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재판부의 동의없이 서울 삼성의료원에 입원, 사흘 후에 수술을 받았다. 재판부는 구속집행정지를 내리지 않고 최 전 위원장이 입원 중인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키로 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 등의 사건을 분리해 따로 심리할 예정이다. 다만 금품 공여자에 대한 증인 심문은 함께 진행하는 방안을 고려할 방침이다.

최 전 위원장은 2006년 7월부터 2008년 2월까지 파이시티 사업의 인허가 청탁 명목으로 고향 후배이자 브로커인 이동율씨로부터 12차례,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로부터 1차례에 걸쳐 모두 8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박 전 차관은 2006년 8월부터 2008년 10월 파이시티 인허가 절차가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청과 함께 이씨로부터 9차례에 걸쳐 1억6000여만원을 받아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21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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