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임시회에서 ‘학교 비하’ 발언 구설수...해당 학교 동문회와 학부모 집단 항의 받아

제주 교육계를 넘어 제주지역 개혁과 진보의 상징으로 불리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이석문 교육의원.

학생들이 교육현장 내 인권 유린을 대비하고 더 나은 학교생활을 영위해야 한다며 도의회 입성 시부터 부르짖었던 ‘학생인권을 다룬 조례’를 내놓았던 제주 진보와 개혁의 상징인 그가 현재 구설수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이석문 교육의원.

바로 이석문 의원이 몇 개의 학교를 비하하는 식의 발언이 방송과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일파만파로 확산 된 것.

이번 ‘구설수’발단은 바로 지난달 26일 제주도의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제주도교육청 예산을 다루는 자리에서 발생했다.

이날 이석문 교육의원은 제주도교육청 예산결산 관련해 제주도교육청 고창근 교육국장에게 질의를 하는 과정에서 "제주지역은 서울이나 기타 도시들보다 일반계 고교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이라고 전제 한 후 ”일반계 고교 비율을 똑같이 적용해보면 지금과 다른 결과가 나온다.“며 ”열심히 일하는 교사 등 학교를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여타 다른 지역과 같이) 일반 고등학교 수가 늘어나게 되면 수능 점수가 떨어진 게 된다“고 말했다.

여기서 멈췄으면 별탈이 없었겠지만 이석문 의원은 좀 더 확실한 사례를 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2개의 고등학교 명을 발설해버렸다.

이러한 발언이 생방송을 통해 전해지자 기자실은 한동안 술렁이는 분위기였다.

“의도적인 발언이다”와 “사례를 설명하면서 나온 급작스런 실언”이라는 주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사태를 지켜보자’라는 의견이 힘을 실으면서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이러한 발언이 터진 다음날부터 이석문 의원이 언급했던 학교 동문회와 학부모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그리고 지난 13일 해당 학교 동문들과 학부모들이 이석문 의원실을 방문해 해당학교 비하발언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더불어 해당 속기록과 동영상 삭제 등을 요구했다.

이날 이석문 의원을 찾아간 동문회 모 간부는 뉴스제주와의 통화에서 “교육의원이라 하면 학교발전과 교육발전을 위해 동문들과 학부모들 대신 교육청과 맞서야 하는 지위가 아닌가”라고 지적한 후 “그런데 교육의원이란 사람이 학교를 비하한 것은 우리 동문들과 학부모를 향해 직접적으로 욕하는 행태이며, 특히 지금 학교를 다니고 있는 어린 학생들 가슴에 크나큰 상처를 주는 일”이라면서 강한 어조로 이석문 의원의 실언을 비난했다.

또한, 언급된 또 다른 학교의 한 학부모는 “이석문 교육의원이 행한 이번 발언으로 지금 최고의 특성화 학교로 거듭나는 학교 브랜드에 찬물을 끼얹는 작태를 했다”며 “이렇게 구겨버린 학교 명예를 누가 책임질거냐”며 “이석문 의원은 교육의원이 무엇을 해야 하는 사람인지 먼저 공부 해야 한다”며 강도 높은 비난의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아이들 때문에 제주지역 수능이 떨어진다는 발언은 지금도 생각하면 속이 뒤집어진다“며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방지, 그리고 해당 동영상과 해당 속기록 삭제 등이 조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한 원로 교육인은 “수능평가에서 제주지역이 최고의 자리에 올랐고, 각종 평가에 최우수 성적으로 거둔 것은 칭찬하고 격려해야 마땅한 일”이라고 전제 한 후 “그런데도 양성언 교육감이 약간 보수성이 있다고 해서 칭찬이나 격려는 못할망정 진보와 보수라는 이분법적 이념으로만 접근해 비난과 격하하는 발언은 심히 교육계 있는 사람으로서 창피한 일”이라면서 “더군다나 이러한 비난의 대상으로 학교 이름을 공식적인 방송을 통해 직접적으로 발설하는 태도는 참으로 한심스러운 작태”라며 비난의 칼을 높이 세웠다.

이에 이석문 의원을 잘 아는 제주도의회 모 인사는 “이석문 교육의원이 그동안 보여준 모습을 보면서 진심을 다한 발언은 분명히 아닐 것”이라고 전제 한 후 “좀 더 잘해보자는 의미에서 나온 실언으로 해당 학교와 관계자들의 넒은 아량으로 이번 사안을 이해해줬으면 한다”라고 두둔했다.

이러한 발언과 관련해 이석문 의원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발언을 통해)특정학교를 비하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의도하지 않게 비하한 것처럼 비춰진 것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속기록은 법적 자문을 구한 뒤 조치할 예정이며, 동영상의 경우 음성적인 기술적 부분을 검토해 처리해 나가겠다“며 ”이번일로 해당 학교와 관계된 모든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향후 발언에 더욱 더 신중을 기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발언의 당사자로 지목받아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여있는 이석문 교육의원과 이와 관련해 현재 심정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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